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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크웨어, 미래차 공략 속도

팅크웨어가 맵(지도) 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비롯한 모빌리티 서비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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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크웨어가 맵(지도) 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비롯한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로 영역 확장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팅크웨어는 올 3분기 지도 플랫폼 사업에서 누적 5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이 1542억원으로 9.0%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부각된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블랙박스(75%) 사업이 절대적이지만 지도 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 확장을 통해 수익 다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자회사인 아이나비시스템즈를 중심으로 B2B(기업 간 거래), B2G(기업-정부 간 거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아이나비시스템즈는 내비게이션 앱 '아이나비 에어'를 선보이고 있으며 2019년 애플 카플레이, 올 2월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각각 시작했다. 또한 운전자 개입이 없는 레벨 4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아이나비 시스템즈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소네트 주도로 만들어진 컨소시엄이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 국책 연구과제 수행자로 선정됐다. 팅크웨어는 지도 빅데이터와 설루션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시장에 진출하고, 로봇 택시(차량 호출) 서비스를 개발해 자율주행 분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 투닷 및 테크 기업 NHN과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의체를 결성했으며 8월에는 공유 모빌리티기업 타다와 지도 플랫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외에도 티머니온다, 마카롱 택시 등 택시 호출 서비스와 배달대행(스파이더 크래프트), 대리운전(바나플) 등에도 지도 플랫폼 공급계약을 맺으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에는 삼성화재와 제휴해 커넥티드 보험 상품 개발을 위한 협업에 나섰다. 이는 주행습관에 따른 보험료 할인 등을 제공하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팅크웨어는 이번 보험상품 개발뿐 아니라 중장기적 협업 관계를 이어나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아이나비시스템즈는 20여 년간의 내비게이션 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도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며 "자체 지도 빅데이터와 위치 기반 설루션을 기반으로 완성차 기업, 통신·포털사, 지자체에 제공하는 등 B2C 시장뿐 아니라 B2B, B2G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비즈니스 모델은 개략적으로만 알고 있다. 본회사에서 블랙박스를 하고 자회사에서 유통하고 지도사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동력이라고 하면 블랙박스의 수출이다. 블랙박스 수출액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내비게이션 매출 줄어드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을 정도. 그냥 블랙박스 회사이다.

우리나라 말고 유럽, 미국 등의 블랙박스 수요가 증가할 것을 기대하며 빌트인 형식 납품이 팅크웨어의 기대감일 것이다. B사와 협업 이야기... 이것이 모멘텀 한 개. 일본 납품 글로벌 회사에 B2B 시장 진입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어디일까.

+a로 지도 플랫폼의 미래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자율주행 사업에 지도 플랫폼 빅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자회사의 매출 혹은 이익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이는 시장의 모멘텀이 오면 바로 매출이 찍히는 것이 아니기에 상황에 따라 적당선에서 수익실현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요소. 같이 터진다면 모르겠다.

재고자산이 크게 늘었는데, 원재료. 이 재고자산은 팅크웨어 쪽 원재료이며 블랙박스 향이다. 이 행간에서 해석해볼 수 있는 것은 B사 물량 확보를 위하여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다?라고 느껴지는데... 그리고 충주 공장 건물과 시설장치 증가를 보면,,,

올해 초에 B사 + 자율주행 이슈로 한번 주가는 급등했다가 돌아왔다. 기사에 따르면 5천억짜리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나 뭐라나. 무튼 당시 주가가 2만 2천 원까지 급등했었음. 매출은 정체되어있지만, 내비게이션이 죽어간 것을 감안하면 이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수출 쪽 데이터가 중요할 듯. 일본은 2017년부터 상용차에 블랙박스를 무조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럽에서 블랙박스 장착 의무화 논의가 나오고 있다 팅크웨어가 BMW에서 레퍼런스를 쌓으면 다른 유럽 완성 차 업체를 상대로 매출을 내기에도 유리할 것이다.

최근 유비벨록스로부터 중국 유통하는 회사를 가져왔는데, 이것을 단순히 해석하자면 중국 쪽 유통을 적극적으로 해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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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가 낳은 괴물(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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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을 보면서 공모주 투자 시에 했던 생각을 조금 더 발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대형 IPO가 많기 때문이다. 상장 후 단기적으로는 흐름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량을 모아가는 전략 또한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시중의 패시브 ETF 추종자금을 대략적으로 알아야하고, 상장 후 대형 IPO가 KOSPI200에서 차지할 비율을 대략적으로 생각한다면 유입될 자금의 규모를 대강 계산이 가능하겠다.

유통 가능한 주식물량이 적다면 결국 해당 수급으로 몸집이 비대해질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 사례를 본다면 나 같은 경우 초기에 외국인의 거래동향을 살펴보고 외국인의 매수가 멈추었을 때부터 매도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현재 저점대비 50%이상 급등하였다.

종목별 투자자를 보면 기관물량이 하루 빼고 순매수다... 엄청나다. 

3, 4일을 보면 외국인의 순매도가 엄청나다. 그리고 외국인의 매도세가 줄어드는 시점부터 주가 흐름이 양호하다고 생각된다. 즉, 이러한 대형 상장주는 외국인의 대형 매도 물량이 소화되는 순간 ETF수급에서 유리해 보인다는 판단을 해보았다. 기관의 의미있는 순매도는 언제쯤 나올까? 그때가 수급적인 매도타이밍일까 싶다.

위를 바탕으로 내년 대형 IPO에서 전략은 개략적으로 공모후 시간 단위별로 외국인 순매수를 지켜보며 순매수가 정지되는 시점부터 분할매도를 시행한다. 그 후 외국인의 순매도가 줄어드는 시점부터 분할매수를 시행한다. 

일단 계획은 그럴싸해보이지만, 유통물량이 많다면 ETF수급이 도움은 되겠지만 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유통물량이 적을수록 위의 전략은 유의미할 것이라고 본다. 시종 10조 근방에서 시작한 카카오페이의 영향력과 수급이 이 정도다. 그리고 패시브 자금으로 매집한 물량은 크게 나가지 않을 것이기에 물량은 더 잠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비싸다, 고평가로 여겨지는 종목을 선호하지 않지만 시장의 특성을 몸소느낄때마다 판단이 달라지고 가끔은 변절자? 트레이더?가 되는 느낌도 받는다. 하지만 패시브투자가 대세가 된 현시점에서는 이러한 수급쏠림을 무시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다.

네이버, 카카오 같이 플랫폼 기업의 수급이 좋은 이유도 다양한 사업이 뜰때마다 엮이고, 대중들이 선호하고, 그렇기에 해당 테마 ETF가 생기면 가장 먼저 편입되는 종목이였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다면 배터리 ETF자금은 어디에서 어디로 갈까? 패시브 ETF 수급은? 에너지솔루션이 빛나는 만큼 대형주의 수급은 안 좋을 것이다. 

나는 얼마만큼의 금액을 투자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밸류측정부터 진입가격과 수급 모두 고려한다면 큰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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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39354

전기차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도요타가 사실상 전기차에 올인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도요타는 지난 7일 전기차 배터리 개발·생산에 2030년까지 1조5000억엔(약 1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요타는 이날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최초의 차량도 공개했는데요. 전고체배터리 탑재 차량을 처음 공개한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도요타가 ‘2030년까지 연간 2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는 도요타가 전기차 대량보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1 조건, 즉 ‘전기차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공표했다는 뜻이지요.

연간 200GWh의 배터리 생산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한번 충전으로 400km를 달리는 전기차를 300만대쯤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전기차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즉 더 적은 배터리 용량으로 같은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된다면, 전기차 400만대도 가능한 수준이죠.

따라서 도요타가 2030년에 연간 20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규모를 갖춘다는 것은, 도요타가 앞으로 9년 뒤면 연간 300만~4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것과 거의 같은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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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내년 출시할 예정인 전기차 'bZ4X'. 도요타는 2020년대 후반까지 bZ4X'에 탑재되는 것 대비 전기차 배터리의 원가를 50% 낮출 계획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도요타
도요타의 이번 발표가 특히 두려운 것은 2030년까지의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도요타는 1조5000억엔의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 가운데, 1조엔(약 10조6000억원)이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가는 순수 설비투자라고 얘기했습니다. 나머지 5000억엔은 배터리 개발에 사용됩니다.

도요타는 심지어 이 1조엔 설비투자에는 생산라인 가동을 위해 필요한 부대 건물이나 토지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순수하게 라인 까는데만 1조엔을 쓴다고 분명히 한 것이죠.

메이커마다 전기차에 대한 장미빛 계획을 얘기하지만, 모든 일은 실제로 ‘돈’이 언제까지 얼마나 투입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도요타의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고, 앞으로 큰 임팩트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7일 도요타는 ‘배터리·카본뉴트럴에 관한 설명회’를 통해 마에다 마사히코 도요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30분에 걸쳐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발표에 이어 오카다 마사미치 최고생산책임자(CPO), 곤 겐타 최고재무책임자(CFO), 가이타 게이지 CN(Carbon Neutral·탄소중립)선행개발센터장(도요타는 올해 4월, 환경기술 개발 자원을 집약한 CN선행개발센터를 신설) 등이 동석해 일본의 내·외신을 대상으로 1시간, 일본 내 투자자·애널리스트 대상으로 1시간씩 질의응답을 했습니다.

2시간 반 동안 이어진 발표·질의응답을 온라인으로 지켜본 소감과 함께, 도요타의 이번 발표가 가진 의미, 한국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5가지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포인트를 먼저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요타, ‘배터리 내재화를 통한 전기차 원가 경쟁’ 선언

2. 전고체 배터리는 2020년대 전반 하이브리드카에 우선 투입, 전기차 투입은 미정

3. 20년 넘게 자동차와 배터리를 ‘함께’ 만들어온 회사의 경쟁력

4. 사실상 전기차 올인 전략 보여준 셈, 수소연료전지차 언급은 모호

5. 현대차의 당면 과제는 배터리 내재화를 통한 전기차 원가 경쟁력 확보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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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지난 7일 '배터리·카본뉴트럴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도요타는 2030년까지 1조5000억엔을 투자해 연간 전기차 300만대 분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마에다 마사히코 최고기술책임자(CTO), 오카다 마사미치 최고생산책임자(CPO), 곤 겐타 최고재무책임자(CFO) 가이타 게이지 CN(카본뉴트럴) 선행개발센터장. /도요타 온라인 캡처

1. 도요타, ‘배터리 내재화를 통한 전기차 원가 경쟁’ 선언


이번 도요타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사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자체 개발·생산한다’ 즉 확실한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다는 것입니다.

2030년 자체 배터리 생산을 200GWh 이상, 즉 항속거리 400km 가량의 전기차를 연간 300만~400만대 만들 수 있는 배터리 생산규모를 직접 갖추겠다는 것입니다.

도요타는 이를 위한 생산라인 건설에 1조엔을 투입하고, 이와 별도로 배터리 개발에 5000억엔을 투입한다고 말했습니다. CTO와 CPO는 물론, CFO까지 참석해 설명했기 때문에 거의 확정적인 사업계획이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도요타는 2020년대 후반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코스트를 현재보다 50% 낮추겠다고 밝혔는데요. 쉽게 말해 배터리 비용을 반값으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반값으로 만들겠다는 것의 ‘기준’이 엄격합니다. 현재의 전기차가 아니고, 도요타가 내년 공개할 최신 전기차(bZ4X) 대비 50% 원가 절감입니다. 이 신형 전기차도 현재 기준보다 배터리 원가를 꽤 줄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내년의 신형 전기차 배터리 대비 50% 절감이니까, 실제 절감 폭은 상당히 크다고 하겠습니다.

도요타는 배터리 생산 계획에 대해 꽤 자세히 설명했는데요. 2025년까지 10개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는 매년 10개 이상의 페이스로 증설해 총 70개 정도의 배터리 생산라인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2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생산라인 1개당 3GWh 정도의 컴팩트한 라인을 추구한다는 것이죠. 라인당 3GWh의 모듈형 생산라인을 설계, 외부 위기 등으로 물량 변동이 있더라도 빠르게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려는 것 같습니다. “플렉서블하고 리드타임을 극소화하는 생산라인을 추구한다”고 오카다 CPO는 설명했습니다.

또하나는 도요타 배터리(실제로는 전기차) 증산의 ‘타임라인’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도요타가 2025년까지 10개의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춘다는 것은 연간 30GWh 정도 배터리 생산능력, 즉 연간 50만대 수준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배터리를 자체 확보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으로 도요타 계획의 많은 것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도요타는 작년에 고작 3000대(3만대도 아니고 3000대입니다)의 전기차를 판매했습니다. 전기차 시대라는데, 보잘 것 없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작년에 190만6000대의 하이브리드카와 4만9000대의 플러그인을 팔았죠. 전동화(電動化) 차량, 즉 엔진 중심이지만 모터·배터리가 들어간 하이브리드카까지 모두 합한 차량 판매에서는 도요타가 작년 196만대로 세계 1위입니다.

따라서 도요타는 2025년까지, 즉 앞으로 4년을 놓고 보면, 하이브리드카·플러그인 중심으로도 충분히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고 봤을 겁니다. 2025년 시점에서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으로도, 전동차의 판매 믹스 면에서 충분하다는 거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도요타 역시 2026~2030년의 5년간은 전기차의 급격한 확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그에 맞는 배터리를 충분히 자체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겁니다. 2026년부터 매년 전기차 50만대 분의 배터리를 증산한다는 얘기입니다. 2025년 연간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에서, 2030년 연간 300만대 규모로 늘리는 것인데요. 전기차의 효율 향상을 감안한다면, 2030년에 최대 400만대 분의 배터리를 자체 확보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도요타는 연간 1000만대 정도를 만드는데요. 9년 뒤에 전체 판매 차량의 30~40%를 전기차로 채울만큼의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면, 이들의 전기차 전략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분명히 할게 있습니다. 오카다 CPO가 ‘협력사와의 역할 분담’에 대해 설명한 내용입니다.

오카다 CPO는 기본적으로 200만GWh 배터리 생산라인은 전부 ‘도요타 자체 투자’라고 못 박았습니다. 다만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의 배터리회사와 협업해 생산을 일부 위탁할 것이라는 것이죠. 즉 배터리의 기획·개발은 도요타가 하고, 생산도 기본은 도요타 스스로, 다만 일부 물량은 각 지역에 특화된 배터리회사에 위탁할 수도 있고, (기획·개발이 아니라 양산에 필요한) 생산기술의 경우 배터리회사와 협의해 일부는 배터리회사에 맡길 수도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생산라인을 도요타 돈으로 만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도요타가 자사 전기차에 쓸 배터리를 사실상 내재화한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증산 거점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번 발표에서 지산지소(현지생산·현지소비)가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도요타가 유럽·중국·미국 등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한다는 발표가 머지 않아 나올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일본 내에선 파나소닉과의 공동출자 회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솔루션즈(PPES)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것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도요타가 배터리의 사실상의 전량 내재화를 통해 전기차 원가경쟁에서 승리하겠다”고 선언했다는 겁니다.

앞으로 5~1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문의 주 경쟁 무대는 말할 것도 없이 전기차입니다. 전기차 경쟁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원가를 낮추는 것’이고, 원가를 낮추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배터리 가격경쟁력 확보’인데, 확보를 위해선 자동차 메이커가 ‘배터리를 내재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폴크스겐·GM 등 유럽·미국을 대표하는 업체가 이미 전기차 올인으로 가고 있는데 이어, 도요타가 확실한 원가절감 계획 즉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준비해 본격 참전한 것입니다.

도요타는 현존하는 자동차기업 가운데 각 부분에서 조금씩 끊임없이 개선해 원가를 줄이는데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죠. 배터리 내재화를 통해 전기차에서도 원가를 크게 낮추고 또 ‘규모의 경제’를 갖춘다면, 전기차 원가 경쟁력에서도 도요타가 오히려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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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가이타 게이지 CN(카본뉴트럴)선행개발센터장은 지난 7일 도요타의 발표 이후 가진 질의응답 중에 "도요타의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 수가 다른 주요 배터리 회사들보다 많다. 즉 세계 톱클래스 수준"이라고 말하며, 관련 그래프를 제시했다. /도요타 온라인 캡처

2. 도요타, 전고체 배터리는 2020년대 전반 하이브리드카에 우선 투입... 전기차 투입은 미정


도요타는 이날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는데요. 이날 일본 기자·애널리스트들은 이 뉴스에 크게 반응하지 않더군요. 다음날 일본 매체들의 기사도 ‘2030년 200GWh 배터리 생산, 1조5000억엔 배터리 투자’가 내용의 중심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에서는 도요타가 확실한 투자계획을 보이며 전기차 전쟁에 제대로 뛰어들었다는게 훨씬 중요했을 것이고요. 전고체배터리는 아직 실용화가 멀었다고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전고체배터리 차량을 공개하긴 했는데, 정확한 스펙이나 경쟁력을 밝히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무튼 도요타의 마에다 CTO는 전고체배터리 차량의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전고체배터리는 고출력, 긴 항속거리, 충전시간 단축 등의 장점을 생각해 전력 개발 중이다. 작년 6월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제작, 테스트 코스에서 주행시험을 실시해 주행 데이터를 얻는 단계에 도달했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량해 작년 8월 도로주행용 번호판을 받아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내용을 얘기했는데요. ‘솔직히 말해 전고체배터리를 전기차에 언제까지 탑재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전고체배터리는 이온이 배터리 내부를 고속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고출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용량이 적더라도 고출력이 필요한) 하이브리드카에 우선 탑재해 전고체배터리의 장점을 살리겠다. 한편 현재의 기술로는 ‘수명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체전해질의 재료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 다만 과제가 무엇인지 알게 됐으므로, 실용화에 한걸음 가까워졌다는 생각도 든다”였습니다.

☞도요타의 전고체배터리 개발이 무서운 진짜 이유 [최원석의 디코드]

https://www.chosun.com/economy/int_economy/2020/12/17/6K6LARRKTVDDDNLHH3V5C7PLUU/

이게 무슨 말일까요? ‘전기차에 쓸 수 있을만큼의 대용량과 긴 수명의 전고체배터리를 실용화하기엔 아직 멀었다’는 것입니다. 마에다 CTO는 ‘전기차용 전고체배터리는 언제 나오나”라고 묻는 일본 증권사 애널리스트 질문에 “전기차용으로 쓰기엔 아직 기술적 과제가 많다. 최적의 고체 전해질을 못찾고 있다. 재료 개발이 더 필요하다. 재료가 찾아지면 더 빨리 될 것이고, 못찾으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이미 2020년대 전반에 전고체배터리 탑재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지요. 따라서 전기차에 비해 용량이 훨씬 작은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로 2020년대 전반에 일부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몇 년 안에 하이브리드카에라도 탑재해 홍보효과도 노리고 또 실제 사용 데이터도 축적하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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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지난 7일 발표한 세계 최초의 전고체배터리 자동차. /도요타 온라인 캡처

3. 20년 넘게 자동차와 배터리를 ‘함께’ 만들어온 회사의 경쟁력


도요타의 이번 발표 직후 일본 기자·애널리스트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은 ‘도요타가 배터리 기술력은 어느 정도냐. 어떤 것이 최대 강점이냐”였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마에다 CTO 대답은 분명했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도요타가 자동차와 배터리를 함께 개발한 경험이 가장 오래된 회사라는 것’이었습니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시판한 이래 누적 판매량이 1800만대를 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하이브리드카를 팔면서도 여기에 탑재된 배터리가 크게 문제 일으킨 적이 없다는게 도요타의 자랑입니다. 많이 만들기도 했지만, 품질·안전성 면에서 심혈을 기울였고 노하우도 담겨 있다는 뜻이죠.

마에다 CTO는 “전동화 풀라인업을 지지하는 코어기술은 모터, 배터리, 파워콘트롤유닛(모터·인버터·기어박스 등)의 3가지인데, 도요타는 3가지 모두에서 20년 이상 대량 보급을 통해 축적해 온 기술력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질의응답 중에는 가이타 CN선행개발센터장은 도요타의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 수가 다른 주요 배터리 회사들보다 많은, 즉 세계 톱클래스 수준이라고 말하며, 관련 그래프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마에다 CTO는 도요타의 배터리 경쟁력에 대해 여러가지를 추가 설명했는데요. 일부를 옮기면 이렇습니다.

“도요타가 배터리 개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5가지다. 안전, 장(長)수명, 고품질, 양품염가, 고성능이다. 이 5가지를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차원에서 밸런스를 맞춰나갈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장수명화는 차량의 높은 잔존가치로 연결된다. 항속거리를 생각하면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고성능도 필요하다. 충전 속도도 물론 더 높이면 좋겠지만, 너무 높이면 안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각 요소의 밸런스를 잘 잡는게 고객이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포츠주행 등으로 배터리에 큰 부하가 걸리면 배터리셀 하나하나에 국소적으로 이상발열 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배터리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해석하고 방대한 모델실험을 통해 주행이 배터리 내부에 미치는 영향과 메커니즘을 규명해 왔다. 그 결과를 기반으로 전압·전류·온도를 배터리 셀 하나하나, 셀이 여럿 모인 블록, 그리고 전지팩 전체 단위로 다중 감시해 셀의 국소 이상발열 징후를 검지한다. 이상발열을 미연에 방지하는 제어도 확실히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개발에서 축적한 기술을 플러그인에 활용했고, 내년 발표하는 전기차 ‘bZ4X’에서는 세계 톱 레벨 내구성(10년 후의 용량 잔존률 90%)을 목표로 현재 개발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장(長)수명을 달성하기 위한 것 가운데 일례를 설명하겠다. 리튬이온배터리 내부 구조의 상세한 해석을 통해 배터리의 음극 표면에 발생하는 열화물질이 배터리 수명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열화물질 발생을 줄이기 위해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재료의 선정, 공정, 전지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면에서 대책을 마련해 왔다. 이런 방법으로 내구성을 높여온 것이다.

또 제조공정에서 배터리에 금속 이물질이 들어가 양극과 음극이 전기적으로 직접 닿으면 고장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는 공정에 혼입되는 이물질의 형상, 재질, 크기, 내구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해 배터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관계성을 명확히 했다.

아주 일부만 설명했지만, 이런 식으로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개발에서부터 쌓아온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생산에도 응용하고 있다.”

정리하면, 도요타는 20년 넘게 ‘자동차와 배터리를 한 세트’로 개발해 오면서 각종 데이터와 기술력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전기차용 배터리 내재화에도 자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배터리회사는 배터리 자체에는 경쟁력이 강할지 모르지만, 차량에 적용하는 것과 관련한 실전 경험, 배터리와 차량의 통합 개발 기술력에서 도요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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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지난 7일 발표에서 2020년대 후반까지 배터리 원가를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자체의 코스트를 30% 낮추고, 차량의 열관리 효율과 구조 개선, 각종 저항 줄이기 등을 통해 전비(1KWh 당 주행가능 거리)를 30% 개선해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도요타 온라인 캡처

4. 사실상 ‘전기차 올인’ 전략... 수소연료전지차 언급은 모호


지난 7일의 도요타 발표는 사실상 도요타가 전기차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 다름 없습니다.

도요타가 공식적으로 그렇게 얘기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번 발표에서 ‘2030년에 연간 20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 이를 위해 배터리 개발에 5000억엔, 생산에 1조엔 등 배터리에만 1조5000억엔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일단 도요타가 단일 투자에 1조5000억엔을 투입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거의 전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도요타는 연간 영업이익만 20조원대인 회사이지만, 투자에 대해서라면 1000만엔도 허투루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런데 1조5000억엔, 게다가 배터리 생산라인 까는데만 1조엔을 들인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물론 2030년 20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계획에는 하이브리드카 등에 쓰이는 분량도 포함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오카다 CPO도 200GWh의 배터리 용량 대부분을 전기차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배터리 탑재량이 전기차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작기 때문입니다.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2030년까지 몇 대나 보급될지 미정이고, 보급이 일부 된다 해도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 탑재량이 훨씬 작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업계에선 ‘도요타도 승용 부문은 수소연료전지차를 사실상 포기하고 전기차에 올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죠.

물론 이런 추정은 도요타의 공식 발표와는 약간 다릅니다. 공식 발표는 ‘2030년 연간 800만대의 전동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수소연료전지차 포함)를 판매하되, 800만대 가운데 200만대를 ZEV(탄소배출제로차량, 즉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로 하겠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다만 도요타는 조만간 이 보급계획을 수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지난 7일 발표회장에서 곤 겐타 CFO가 말했습니다. 따라서 2030년 ZEV 목표치 혹은 전기차로 특정한 판매 목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최원석의 디코드+] 도요타의 2030년 판매 계획으로 보는 전기차의 미래

https://www.chosun.com/premium/discovery/2021/05/19/LY5YPTERPNFXNMRQSJAY544AQE/

이날 발표회에서도 한 일본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2030년 200GWh 배터리 생산계획으로 추정할 때 2030년에 도요타가 30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각하고 있다고 봐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는데요, 도요타 측은 답을 흐렸지만, 답변 말미에 “시장 변화 추세로 볼 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며 애널리스트 추정을 딱히 부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도요타의 전기차 전력질주’입니다. 물론 전기차에만 올인한다는 건 아닙니다. 2020년대 전반까지는 하이브리드카·플러그인 중심에 전기차를 더하는 정도가 되겠지요. 하지만 2026년 이후로는 전기차를 급격히 보급할 것이고, 이를 위한 배터리 생산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기차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로 도요타의 미래가 어둡다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만 18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세계 자동차회사 중 영업이익 순위 1위였습니다. 물론 지금 영업이익을 많이 냈다는 것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난 7일 발표로 볼 때, 도요타의 계획이 그리 허술해 보이진 않습니다.

지난 7일 발표에서 기자·애널리스트들은 2030년 도요타의 공식발표(조만간 수정 예정)인 ZEV 200만대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비중에 대해 여러차례 물었지만, 도요타의 누구도 속시원히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2030년 200GWh의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전기차로 간다, 수소연료전지 ‘승용차’(상용차는 가능성 존재)의 미래는 불확실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승용차’ 보급에 자신이 있다면, 이 정도의 배터리 생산을 굳이 할 필요가 없을테니까요. 도요타 본체는 승용차(세단·SUV 등) 회사입니다. ‘히노’라는 상용차 전문 자회사를 통해 수소연료전지트럭을 보급하는 계획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승용에서 연료전지차를 보급하려는 계획이 쉽지 않기에, 결국 도요타도 전기차 투자로 돌아서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날 도요타 관계자들의 멘트 가운데에서도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한 일본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집요하게 ‘2030년 도요타의 ZEV 200만대 계획에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비중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마에다 CTO가 “현 추세로 볼 때 전기차가 대세이지만, 앞으로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상용차’에선 보급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대답한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게 도요타 책임자조차 ‘승용차’라는 단어 대신 ‘상용차’에서는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도요타도 미래의 ‘승용차’는 전기차에 집중한다고 말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 가이타 CN선행개발센터장은 “2030년 도요타의 배터리 생산 계획으로 볼 때, 이 때 도요타가 전기차 300만대를 팔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시장이 요구한다면 (배터리 생산량의 대응은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5. 현대차의 당면 과제는 배터리 내재화 통한 전기차 원가 경쟁력 확보일 수도


도요타의 이번 발표에서 업계가 주목할 것은 도요타의 구체적인 배터리 내재화 계획, 이를 통한 획기적인 원가 절감 가능성입니다.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의 당면 과제는 딱 하나의 방향으로 귀결됩니다. 전기차, 그리고 전기차 이후에 이를 기반으로 펼쳐질 자동차의 스마트폰화와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확대입니다.

이 외에는 심하게 말해 대부분 곁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향의 시작이자 중심이 바로 전기차이죠. 전기차를 많이 보급하는 방법은 더 매력적인 전기차, 즉 더 멋지고 편리하고, 더 잘 달리고, 한번 충전으로 오래가는 차를 제공하되, 남들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이죠. 이것이 앞으로 5년간 벌어질 자동차 업계 경쟁의 거의 전부입니다. ‘전기차 원가 경쟁’인 것이죠.

폴크스바겐·GM 즉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가 전기차와 통합전자제어·운영체제(OS), 자율주행에 집중하는 것은 이 분야가 자동차회사가 살아남는데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데 좋아보일 수는 있겠죠.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다루다가, 전기차·OS·자율주행차, 특히 당장의 전기차 원가 경쟁에서 뒤쳐지면 모든게 다 허사일 수 있거든요.

결국 자동차회사들이 규모를 더 키우고 미래에 충분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당분간 이 분야에 엄청난 투자집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폴크스바겐·GM 같은 큰 회사들도 전기차 원가 경쟁력을 잃으면, 그 다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를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죠.

도요타의 이번 발표도 전기차, 통합OS,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라는 기술 흐름의 첫 단계인 전기차 보급에 대한 확실한 계획과 의지를 보여준 것이고요. 혼다가 GM과 협업해 내연기관과 전기차·배터리·자율주행 기술을 공유하기로 한 것도 전기차·OS·자율주행에만 집중하기에도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친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회사들이 현재 돈을 못벌어 어렵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을 보면 도요타는 18조원, 폴크스바겐은 16조원, GM은 10조원, 혼다는 5조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할 여력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전기차·통합OS 등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은 유보하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왜 전기차에 더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냐’의 이유를 반복하면, 곧 전기차에서 진짜 가격(원가)경쟁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승부는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를 팔아 이익을 낼 수 있느냐’가 될 것입니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조만간 보조금이 대폭 줄거나 사라지게 되겠지요. 이 때에는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 투자·개발 집중으로 전기차 원가를 충분히 낮춘 회사만 살아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메이커에 있어서 전기차 원가절감의 가장 큰 축이 바로 배터리 내재화입니다. 그래서 GM·폴크스바겐에 이어 도요타까지 배터리 내재화를 분명히 하고 여기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겠죠. 배터리(관련 부품 일체 포함)는 현재 전기차 원가의 30~40%인데, 현재는 메이커 대부분이 외부에서 사서 쓰는 상황입니다. 전기차 전체 원가에서 파워컨트롤유닛(모터·인버터·기어박스 등)이 10%, 플랫폼(차의 기본 뼈대)이 20%, 나머지 내장·전장(인포테인먼트 포함) 등이 30% 정도인데요. 배터리를 전량 외주 주고도 완성차 회사가 과거와 같은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서비스 등으로 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거기까지 가기도 전에 회사가 빈 껍데기가 될 우려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하고 있는 미래 비전도 훌륭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역시 전기차 자체의 ‘원가 경쟁력’일지 모릅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 역시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투자일정을 보여줘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기차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뛰어난 전기차를 남보다 저렴하게 만드는 것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면밀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물론, 대규모 개발력과 투자금이 필수입니다. 도요타처럼, 배터리 자체 개발과 내재화에만 10조원 이상을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폴크스바겐·GM·도요타 등과 차별화된 전략도 중요하지만, 경쟁사들이 당장 어디에 어느정도 비중의 노력을 쏟고 있는지 냉정히 분석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현대차도 조만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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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28647

시장이 차츰 전기차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한국의 산업은 어떤 기회를 맞을 수 있을까요?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기존 자동차산업은 위기·기회가 상존하겠죠. 자동차 동력 계통의 대전환 뿐 아니라 CASE(통신연결·자율주행·공유·전동화)라는 거대한 기술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큽니다. 다만 유럽·일본보다 내연기관차 유산이 짧은게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요. 국내 배터리·전자산업 기반이 원군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기존 자동차산업을 제외하고, 전기차가 한국에 가져다 줄 거대한 산업적 기회로는 뭐가 있을까요?

저는 2년전 이맘때 ‘놀라운 기회가 오고 있다’라는 조선일보 데스크칼럼에서 한국의 배터리 3사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얘기했습니다.

특히 배터리·디스플레이·가전·반도체 등의 각 요소를 통합한 ‘세트 기술’로 세계와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만 있다면, 한국이 ‘전기차 시대의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물론 잘 됐을 때의 이야기를 장밋빛 희망만 담아 썼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가지 큰 의문이 있었는데요. 당시 저는 그런 ‘세트 기술력’이 정확히 어떤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을지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전기차 시대에 한국의 세트 기술력이 어떤 형태로 나올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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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제품인 ICAS3. 외관 레이블에서 ‘ICAS3’라는 문자를 확인할 수 있다. ICAS3는 폴크스바겐의 미래를 책임질 신형 전기차 'ID.3'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유저인터페이스용 컴퓨터다./닛케이크로스텍

폴크스바겐의 미래 책임 질 전기차 ‘ID.3’... 핵심 컴퓨터 3개 중 한 개를 LG가 납품


예단할 순 없지만, 그 의문이 최근 일본에서 나온 한 기사를 통해 약간 풀렸습니다. 일본 기술전문지 닛케이크로스텍에 7월14일자로 나온 ‘폴크스바겐이 작정하고 만든 전기차 ID.3 철저 분해, UI(유저인터페이스) 관련은 LG전자가 독점'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LG전자가 ID.3 핵심기술인 전자제어유닛(ECU) 3개 중의 하나(ICAS3)를 통째로 납품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것만 봐선 암호문처럼 느껴질텐데요. 이게 왜 중요한지, 그리고 경우에 따라 앞으로 얼마나 더 중요해 질 수 있는지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일단 배경 얘기 조금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유럽 최대·최고 자동차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시대가 오기 전까지 디젤로 일본 하이브리드를 격파하려 했습니다. CO2 배출량 줄이는게 중요했는데, 초고압 분사의 첨단디젤을 사용하면 하이브리드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봤던거죠. 2010년대 초반까지 ‘클린 디젤(사실은 더티였지만)’이라는 이름으로 유럽이 디젤로 총공세를 벌였고, 여세를 몰아 폴크스바겐을 필두로 미국시장까지 쳐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미국이 자국서 팔리는 폴크스바겐 디젤차가 실험실에서와 달리 도로상에서는 기준보다 훨씬 많은 유해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을 밝혀냈고, 폴크스바겐에 천문학적인 벌금을 때렸지요. 미국에서 벌금 맞은 것과 간접 비용까지 합치면, 이 때 폴크스바겐 손실이 100조원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거대한 사기극을 벌였던 폴크스바겐은 이후 백기투항, 한동안 고전하다가 최근들어 전기차 올인 전략을 들고 나왔지요.

최신 뉴스를 볼까요? 7월13일 폴크스바겐이 발표한 2030년 그룹 전략을 보면, 2030년에 자사 세계 판매의 50%를 전기차,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거의 100%를 배기가스 제로 차량으로 바꿀 계획입니다.(전기차가 아니라 ‘배기가스 제로’라는 용어를 쓴 숨은 뜻, 즉 반드시 전기차일 필요는 없는 이유도 설명할 수는 있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써보겠습니다.)

이건 폴크스바겐이 환경을 생각해서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이죠. 원래 밀었던 디젤은 망했고, 일본 하이브리드 쫓아가긴 늦었고, 본진인 유럽에선 2035년이면 내연기관차가 사실상 퇴출될 위기이니, 전기차 올인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테슬라 같은 ‘이종(異種)격투선수’가 등장하면서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처음엔 별것 아닌줄 알았는데, 차량을 뜯어봤더니 전기차인 동시에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었던 겁니다.

충격을 받은 폴크스바겐이 가용인력을 총동원, 절치부심해서 내놓은 것이 바로 전기차 ID.3입니다. ID.3의 SUV 버전인 ID.4와 함께 폴크스바겐 전기차 전략의 주력이죠. 현 시점에서 기존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가운데,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테슬라 차량에 대항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차량입니다.(아직은 테슬라 수준에 못미치지만, 확장성을 감안했을 때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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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전기차 전략의 핵심인 순수 전기차 ID.3.

LG가 폴크스바겐에 납품한 인포테인먼트·UI용 통합 컴퓨터는 ‘사실상의 스마트폰’


일단 전기차의 동력 계통은 넘어가겠습니다. 폴크스바겐 전기차에 한국 배터리 기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 드릴게요. 폴크스바겐이 2030년까지 자사 연간 생산량의 절반(약 500만대)을 전기차로 바꾸려면 엄청난 배터리가 필요하겠지요. 폴크스바겐이 대규모 자체생산 계획을 내놓긴 했지만,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한국 그리고 중국 배터리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배터리는 그렇고요. 그 다음이 앞서 말씀드린 ‘전기차 시대에 한국의 세트 기술력이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닛케이크로스텍의 폴크스바겐 ID.3 분석에서 나옵니다.

앞서 말씀드린 ICAS가 도대체 무엇인지부터 말씀드릴게요. 전기차는 동력계통만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바뀌는게 아닙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되려면, 차량의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적으로 통제될 수 있는 ‘E/E(전기/전자) 아키텍쳐(architecture)’가 반드시 필요하죠. 기존 자동차는 각 기능마다 그 기능만 수행하는 미니컴퓨터가 수십에서 백여 개 달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개는 다들 따로 움직입니다. 통합 제어가 안되는거죠.

폴크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ID.3가 인상적인 것은 이를 ‘ICAS(In-Car Application Server) 1, 2, 3」라고 이름 붙인 3개의 고성능 컴퓨터로 집약했다는 겁니다. 물론 테슬라가 모델3 등에서 먼저 내놓은 걸 따라 한 것인데요. ICAS1은 차량제어, ICAS2는 자율주행, ICAS3는 디스플레이와 UI(유저인터페이스) 혹은 HMI(휴먼머신인터페이스)를 담당하는 컴퓨터입니다.

ICAS1은 이미 독일의 메가서플라이어 콘티넨털이 일괄납품한다는게 알려져 있었고요. ICAS2의 내막은 아직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ICAS3가 LG전자 제품이라는게 이번에 외부에 공개된 겁니다.

닛케이크로스텍에 따르면, ID.3의 디스플레이·HMI용 컴퓨터인 ICAS3에는 미국 퀄컴의 AP인 스냅드래곤 820, 네덜란드 NXP의 32 비트 마이컴, 스피커용 앰프, 영상전송용 반도체 등이 탑재돼 있습니다. 컴퓨터 자체는 LG전자가 만들었지만, 내부 부품은 외부 것들이 꽤 있군요.

흥미로운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ICAS3에 연결된 각 기기들까지 대부분 LG전자 제품이었다는 거죠. 이 컴퓨터가 연결·통제하는 것들, 즉 속도·차량 정보 등을 표시하는 디지털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을 표시하는 센터 디스플레이, 속도·내비게이션 정보를 운전자 시야에 표시하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LG 제품이었다는 겁니다. 인터넷 접속을 담당하는 ‘인터넷 액세스 컨트롤 유닛’ ‘긴급 통보·통신 유닛’도 LG 제품이었습니다. 닛케이크로스텍은 “LG전자의 약진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습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것을 크게 보면 어떨까요? LG전자가 만들던 스마트폰이 폴크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속으로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LG는 사라졌지만, 사실상의 스마트폰이 폴크스바겐의 최신 전기차 속에서 살아난 셈이죠. 다만 스마트폰은 LG 자체 브랜드의 최종제품이었지만, 폴크스바겐에 납품한 ICAS3는 B to B 제품이라는게 결정적인 차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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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S3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들. (a) 사용자 인터페이스 (b) 디지털 계기판 (c)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d)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LG전자 제품이다. /닛케이크로스텍·폴크스바겐

스마트폰 접은 LG, 스마트폰과 가전·디스플레이 기술력 합쳐 전기차에 올인


즉 LG가 폴크스바겐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 전기차 ID.3의 인포테인먼트 통합 컴퓨터와 거기에 연결된 기기를 세트로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게 그냥 나온 얘기는 아닙니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2016년에 LG전자와의 공동개발 합의를 발표했었죠. 당시 공동개발 목표로 (1)커넥티드카와 스마트홈을 융합시키는 기술 (2) 안전하고 최적화된 운전자에 대한 정보제시 기술 (3)커넥티드카 전용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제시했었습니다.

 

이런 3가지 공동개발의 목표 중 2, 3번의 일부가 이번 ID.3의 ICAS3, 그리고 ICAS3가 제어하는 디지털 기기의 일괄 개발·납품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죠.

그럼 이것은 LG나 삼성 혹은 한국 기업에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해 전기차의 원가 구조를 한번 살펴볼게요.

최근 프랑스 르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전기차 제조원가의 40%가 배터리, 10%가 파워트레인(모터·인버터·기어박스 등), 20%가 (파워 트레인을 제외한) 플랫폼(차의 기본 뼈대), 30%가 내장·전장(인포테인먼트 포함) 등 나머지 부분입니다.

이것을 한국의 관점에서 한번 살펴볼게요. 제조원가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는 현재 LG·삼성·SK 등이 선점했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일본·유럽·미국과의 치열한 가격·기술경쟁이 벌어질테고, 납품 가격은 몇 년 안에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거의 모든 주요 자동차 메이커가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중이죠. 안그러면 자신들이 죽을 수 있으니까요. 한국 배터리기업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기회가 더 커지긴 하겠지만, 자동차메이커들의 완력에 맞서 입지를 계속 늘려나가는게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안 혹은 플랜B가 필요합니다.

대안으로 모터·기어박스 등을 합친 전동파워트레인을 생각할 수 있겠지요. 국내에서도 충분히 공급 가능하고요. 최근 전자산업 모터 분야에서 일본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전산이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장으로 급속하게 치고 들어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놓쳐선 안되는 시장입니다.

그런데 기술력이 살아있는 기존 자동차회사들이 이를 외주화할 것이냐의 문제가 따릅니다. 폴크스바겐 ID.3의 전동파워트레인을 뜯어본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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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ID.3에 탑재된 인터넷 액세스컨트롤 유닛과 긴급 통보·통신 유닛도 전부 LG전자 제품이다. /닛케이크로스텍

전기차의 인포테인먼트 통합컴퓨터와 관련 디지털 기기는 기존 자동차회사가 완전히 내재화하기 어려워


상식적으로 생각해볼게요. 기존 자동차회사의 경쟁력은 엔진과 플랫폼의 통합 기술을 내재화한 것에서 나왔죠. 전기차 시대가 되면 이게 무의미해집니다. 엔진은 가고 플랫폼 하나 남지만, 전기차 시대엔 내연기관와 달리 플랫폼이 갖는 ‘진입장벽’ ‘공통화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 완성차회사는 뭘 먹고 살아야 할까요?

배터리(관련 부품 일체 포함)가 현재 전기차 원가의 40%인데, 현재로선 대부분 외부에서 사와야 하죠. 전동파워트레인이 10%, 플랫폼이 20%인데, 파워트레인도 외주 주고, 플랫폼만 완성차 스스로 만들어서 먹고 살 수 있을까요? 완성차 회사는 빈 껍데기가 될 우려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ID.3의 전동 파워트레인을 보면, 폴크스바겐 스스로 소형화·단순화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충분히 크고 기술력이 있는 완성차 회사라면, 내부 경쟁력으로 갖고 갈 겁니다. 완성차로선 배터리 내재화보다 전동 파워트레인 내재화를 더 빨리 쉽게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단일 부품은 외부 부품사가 공급할 수 있겠지만, 완성차가 내재화에 주력할 경우 부품사가 지속적으로 큰 이익을 내긴 힘들겠죠.

일본 최고의 모터기술력을 가진 일본전산이 아직 실적은 없지만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해놓고 미래를 대비중인 대만 홍하이와 연합한다든지, 기존 자동차회사 중에서 덩치는 크지만 기술력은 낮은 스텔란티스(푸조시트로엥과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통합회사)와 전동 파워트레인 공급 계약을 맺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LG가 전동파워트레인을 직접 공략하는 대신, 글로벌 자동차부품 대기업 마그나와 합작으로 공략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어떻게든 안내주려 하고 신흥업체를 잡기엔 LG 역량이 모자랄 수 있으니, 마그나처럼 자동차 수탁생산 경험도 많고 중국을 포함해 거래처도 많은 글로벌 부품사를 끼고 시장을 늘려보겠다는 전략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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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와 합작법인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다. LG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마그나는 설계·생산을 맡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 제공

전기차의 미래 가치사슬은 차량제어, 자율주행, 디스플레이·UI용의 3대 컴퓨터 기반으로 모이게 될 것


다시 반복하면, ‘LG가 다음 먹을거리로 주력하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의 일부가 폴크스바겐 전기차 ID.3의 인포테인먼트 컴퓨터, 그리고 연결 부품의 세트 납품에 나와 있다는 것이죠.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는 철수했지만 관련 기술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죠. 또 TV 등 홈엔터테인먼트 가전에서도 기술력이 높습니다. 이런 기술력과 배터리·전장 위주로 미국 GM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쌓아온 경험이 합쳐진 결과가 이번에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LG가 스마트폰을 접고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공략해 세트기술로 납품하는 것에 성과를 내고 있는건 고무적입니다. 스마트폰에서 LG는 톱클래스가 아니었고 시장도 정체된 상황이었죠. 반면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LG는 뛰어난 세트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고 시장도 성장하는 중입니다.

앞서 전기차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배터리가 40%, 전동 파워트레인이 10%, 플랫폼이 20%, 나머지 내장·전장(인포테인먼트 포함) 등이 30%라고 했지만, 앞으로 배터리는 원가가 떨어져 비중이 줄 테고요. 인포테인먼트 비중이 더 늘어날 겁니다. 성장 분야에서 세트 기술력을 장악하고 있다는건 긍정적인 신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하나 짚고넘어가야 할게 있습니다. 자동차의 OS(소프트웨어 운영시스템)이죠. 기존 자동차는 수십에서 백여개의 미니 컴퓨터가 각 기능마다 붙어있고, OS도 제각각이지만, 앞으로는 이 것이 두세 개, 궁극적으로는 한 개로 통합될 겁니다. 이미 테슬라의 경우 현행 판매 차량에서도 단 3개로 구현돼 있는 상태이고요. 기존 업계에서 만든 가장 뛰어난 전기차 중 하나인 폴크스바겐 ID.3도 자체 OS인 ‘vw.OS’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vw.OS의 역할은 ECU(전자제어유닛)나 차종마다 달랐던 소프트웨어 실행 환경을 공통화하는 것입니다. 차종마다 따로 개발해야 했던 소프트웨어를 공통화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나 센서·액추에이터(센서의 신호를 받아 물리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를 쉽게 추가·삭제·변경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차량제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업데이트할 경우 차종이나 차량에 탑재된 각각의 ECU를 막론하고 이동통신망 등을 사용해 한꺼번에 업데이트(OTA·Over The Air)할 수 있게 되는거죠. 스마트폰의 OS나 앱을 무선으로 쉽게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건 이미 테슬라가 많이 앞서 있는 상황이고요. 폴크스바겐이 ID.3를 통해 테슬라를 따라가는 중간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 겁니다. 이미 테슬라는 2019년 나온 모델3 등에서 ECU를 자율주행용, UI용, 보디 컨트롤용의 3개로 통합해 쉽게 무선 업데이트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폴크스바겐 ID.3는 2019년 나온 테슬라 모델3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계입니다. ICAS라는 통합 컴퓨터 3개로 정리하긴 했지만, 그 이외에 작은 규모의 전자제어유닛이 아직 꽤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행 테슬라보다 여전히 뒤쳐져 있습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미래 전기차의 먹을거리는 통합전자제어유닛이라는 반도체를 축으로도 설명해 볼 수 있고요.

앞으로 나올 전기차에서 공통이 될 3개의 전자제어유닛, 폴크스바겐으로 치면 ICAS1(차량제어), ICAS2(자율주행), ICAS3(디스플레이나 HMI) 가운데, ICAS3 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유저인터페이스 분야의 통합 컴퓨터와 관련 핵심부품(디스플레이 등)은 한국기업이 효과적으로 공략 가능하다는 겁니다.

물론 중국이 치고 올라오는 게 무섭긴 하지만, 반도체 핵심기술과 보안 등이 걸려 있는 문제라서요. 유럽·미국의 완성차 업체가 중국과 적극 제휴하는게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 업체들도 기술력은 있지만, 도요타 등 일본의 주요 완성차업체가 아직 전기차에 소극적이라, 전기차 중심으로 인포테인먼트·전장 부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일괄 납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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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S3의 기판.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NXP의 차량용 32비트 마이크로컴퓨터 등이, 사진 뒤쪽엔 디지털 앰프 등이 탑재돼 있다. /포멀하우트테크노솔루션즈

배터리·전자·디스플레이·반도체의 세트 기술력 있는 국내 기업, 전기차 시대 성장 가능성 높아


전기차 분야에서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인력·자본이 투입돼 피 터지는 경쟁이 벌어지겠지요. 그러나 폴크스바겐 ID.3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ICAS3와 연결 부품을 LG 가 일괄 공급하고 있다는 것은 LG가 전기차 시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가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ID.3는 유럽 최대 메이커 폴크스바겐이 전기차에 올인할 각오로 만든 첫 모델이기 때문에, 이 차량의 부품공급 구조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당장에 큰 매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초반부터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고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나간다면, 한국의 관련 산업 미래는 밝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전기차의 3가지 핵심 컴퓨터와 관련 기술 가운데, 자율주행, AI, OS 등은 한국 기업이 장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LG와 폴크스바겐의 공동개발과 LG의 일괄 납품은 전략적으로 큰 의미가 있고요. 이런 전략을 기반으로 영역을 차츰 넓혀나간다면 기회는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2016년 폴크스바겐과 LG가 공동개발키로 한 3가지 분야 (1) 커넥티드카와 스마트홈을 융합시키는 기술 (2) 안전하고 최적화된 운전자에 대한 정보제시 기술 (3)커넥티드카 전용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기술 중에 (1)이 가져올 시장도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삼성과 LG는 전세계 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폴크스바겐의 최신 전기차를 통해 LG의 전략 일부를 엿볼 수 있었지만, 삼성도 준비를 안했을 리가 없습니다. 9조원 주고 산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의 영업이익이 급락한 것 등으로 일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죠. 하만과 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다른 계열사 등의 시너지를 통해 자동차 분야 공략에 대한 전략과 성과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두가지만 말씀 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첫번째는 미래는 예측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겁니다. 기존 업계 문을 계속 두드리는 한편,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신흥업체를 발굴해 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두번째는 아무리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 해도, 실제 판매되는 차량에 대량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기술력이 충분치 않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내놓은 전기차 대비 전략에서 ‘기술력이 없어 안 만드는게 아니다. 시장이 아직 크지 않다. 때가 되면 다 만든다’는 내용이 자주 나오는데요.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자동차는 ‘구력’을 무시하지 못하죠. 실제 판매하는 차량에 오랫동안 대량 적용해서 예기치 못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계속 고쳐나가는 과정에서 쌓인 경험이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것을 절대 무시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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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43420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부품사 쪽에선 “연내 해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가 돌았는데요. 리사 수 AMD CEO는 며칠 전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끝난 뒤 업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 말입니다. 공급이 정상화되면 예전으로 돌아갈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나기 이전과 이후의 업계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현재 폴크스바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무엇이 가장 심각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초유의 팬데믹, 이로 인한 IT분야의 수요 폭증, 자동차 업계의 수급 미스매치 등의 복합적 문제가 있었겠지만,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공포는 ‘어떤 반도체가 얼마나 부족한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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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의 자동차 OS인 ‘VW.OS’ 등을 개발하는 ‘카리아드(CARIAD)’. 폴크스바겐의 그룹 컴퍼니로 이 회사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만 5000명이다. /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5000명 투입해 OS와 전기·전자 아키텍처 개발


그럼 왜 자동차 회사들은 제대로 알지 못했을까요? 근본 원인은 자동차 회사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자동차를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회사는 플랫폼(엔진·변속기 등을 포함한 차량의 기본 뼈대)은 스스로 개발하지만 다른 부품 대부분은 외부 부품사에서 조달합니다. 게다가 부품회사들은 반도체만 따로 파는게 아니라, 부품과 그 부품을 구동하는 전자제어유닛(ECU), 유닛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묶어 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품마다 소프트웨어가 제각각이고, 그 안에 어떤 반도체가 들어가는지도 해당 부품업체만 알 수 있는 것이죠. 반도체 자체는 단순하고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하나가 빠지면 자동차 생산을 못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반도체가 범용이 아니라 어떤 부품업체에만 특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지는 겁니다. 범용으로 대신 끼워넣으면 좋을텐데, 그게 안되는 겁니다.

게다가 더 속이 타는 것은 자동차회사로서는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죠. 범용 반도체로 대신 끼워넣어도 되는건지, 아예 불가능한건지, 아니면 부품회사가 범용 반도체 대체나 조달이 가능한 데도 나를 속이는 건지조차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동차는 세부 용도에 특화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계속 덧붙여지는 형태로 발전돼 왔기 때문에, 더이상 지속이 불가능한 복잡성의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이죠. 이번 사태는 문제의 심각성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이번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가 봉합된 이후,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근본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요? 기존 체제로 돌아간다면 해결이 어려울 겁니다. 제아무리 큰 자동차회사라도 점점 늘어만 가는 자동차 전장(電裝)의 모든 부분을 통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처럼 각 부품 회사들이 제각각의 로직으로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설계해 납품하는 방식을 뜯어고쳐야 합니다. 자동차회사 스스로 차량의 하드·소프트웨어 통합 제어의 근간을 다시 세우고, 본인들이 이를 장악해야 하는 것이죠.

현재 이걸 가장 잘하는 회사가 테슬라이고요. 현 시스템을 뜯어고쳐 테슬라의 체제에 맞서고 결국엔 규모의 경제로 이기겠다고 하는 쪽이 폴크스바겐입니다. 테슬라는 ‘레거시 코스트’가 없는 회사이니 처음부터 소프트웨어 중심의 접근법을 취했던 것일 텐데요. 테슬라는 이전 글에서 많이 다뤘으니, 이번엔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에 폴크스바겐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현재 폴크스바겐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제품 중심을 이동시키려 하고 있는 것 뿐 아니라, 자사 차량을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즉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먼저인 자동차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차를 파는 것보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더 많은 돈을 버는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것입니다. 전사 역량을 총동원해 개발을 진행 중이고, 2025~2026년쯤 완성형 SDV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회사가 더 이상 특정 반도체회사의 특정 제품만 써야 하는 일, 해당 반도체가 부족해지면 차량 생산을 멈춰야 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게 될 겁니다. 소프트웨어를 장악했기 때문에, 차량 설계 단계부터 앞으로는 반도체 부족 위기를 덜 겪기 위해, 핵심 반도체의 내재화, 그 이외 반도체의 철저한 범용·공용화를 추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차량의 OS와 전기·전자(E/E) 아키텍처(architecture)를 통제할 수 있는 SDV 시대가 되면, 반도체 공급망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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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 개념도. 폴크스바겐은 SSP를 사용한 최초의 전기차 ‘트리니티’를 2026년 출시한다. 이 차량부터 진정한 의미의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

자동차 회사가 소프트웨어 장악하게 되면,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효과적인 대비 가능


이게 뜻하는 것은, 폴크스바겐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꿔서 살아남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SDV, 즉 스마트폰처럼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모빌리티서비스가 가능한 차를 기존 회사들보다 더 빨리 더 대량으로 더 제대로 만들어 미래 자동차시장에서도 승자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향후에 폴크스바겐이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든, 혹은 더 나중에 자율주행 기술을 차량에 얹든, 그것을 차량이 받아줄 수 있어야 할텐데요. 그런 SDV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하드·소프트웨어 구조를 직접 만들어 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유럽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을 늘려야 하는게 당장은 절박하겠지요. 하지만 폴크스바겐이 이렇게 전기차에 집중하는 것은, 전기차가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만이 아니라, 미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쓰기에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폴크스바겐은 2030년 유럽의 MaaS(Mobility as a Service) 시장이 7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벌려면 차량 구조가 단순해야 하고, 차량 원가는 점점 낮아져야 하고, 스마트폰처럼 모든 것을 중앙에서 통제하고, 차량의 모든 동작·기능을 전기·전자적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이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바로 전기차인 셈입니다.

폴크스바겐은 이 계획이 점프하는 시점이 2026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1~2년 안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를 사용한 전기차가 2026년에 처음 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시작으로 폴크스바겐 뿐 아니라 아우디·포르쉐 등 그룹 내 모든 차종의 전기차를 단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SSP에 맞춰 통합 운영체제(Operation System)인 ‘VW.OS’를 중심으로 전기·전자(E/E) 아키텍쳐(architecture)도 쇄신합니다. 작년에 나온 전기차 ID.3부터 무선업데이트(OTA·Over The Air)를 통한 기능 개선이 일부 이뤄지고는 있는데요. 2026년 나올 차부터는 MaaS로 대량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입니다.

계획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그 계획에 어느정도 인력이 투입되는지를 보면 됩니다. 폴크스바겐의 OS 즉 ‘VW.OS’ 등을 개발하는 ’카리아드(CARIAD)’라는 폴크스바겐 그룹사가 있는데요. 현재 이 회사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만 5000명입니다. 폴크스바겐 그룹 전체로는 1만명 정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통합 OS와 전기·전자 아키텍처, SSP 개발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요. 이외에 협력사 엔지니어까지 포함하면 총 2만명 이상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폴크스바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 인력 추가 채용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직장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미국 기준 폴크스바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평균 기본연봉은 14만6039달러로, 테슬라(12만3073달러)보다도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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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븐 플래닛’. 도요타판 소프트웨어 통합 기반인 ‘아린(Arene)’을 개발 중이다. 도요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우븐 플래닛만 3000명, 그룹 전체로는 1만8000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도요타

도요타도 ‘우븐 플래닛’ 통해 소프트웨어 통합 기반 개발 중... 그룹 내 소프트웨어 인력, 1만8000명으로 증원 예정


한편 도요타도 ‘도요타판 카리아드’라 할 수 있는 ‘우븐 플래닛’이라는 회사가 있는데요. 도요타판 소프트웨어 통합 기반인 ‘아린(Arene)’을 개발 중입니다. 도요타도 폴크스바겐 못지 않게 규모가 큽니다. 우븐 플래닛만 3000명, 그룹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은 1만8000명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이렇게 자동차회사가 차량 OS를 장악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소프트웨어를 장악하게 되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장악할 수 있게 됩니다. 핵심 반도체는 자신들이 직접 만들거나 직접 조달하게 될 것이고, 나머지 반도체들은 쉽게 대체 가능한 범용제품을 써도 되는 쪽으로 공급망이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체 OS의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안드로이드폰에 대적했지만 경쟁에 밀려 사라진 노키아와 달리, 테슬라 등에 맞서 자체 OS로 성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문도 있을 수 있죠. 세계 피처폰 시장의 40%를 장악했던 노키아도 애플·구글에 대응을 못했는데, 폴크스바겐처럼 과거 자동차 유산이 가득한 기업이, 테슬라나 다른 IT 기업의 자동차 OS 공세에 맞설 수 있겠느냐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노키아 사례와는 다를 것이라고 보는 근거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는, 휴대폰 시장과 자동차 시장은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데 걸리는 시간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고 불과 5~6년만에 노키아가 무너지게 된 것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속도가 매우 빨랐기 때문이었지요.

자동차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 수준에서 가장 완성도 있는 SDV 인 테슬라 차량의 보급은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만한 양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차량의 연간 판매대수는 작년 기준 50만대, 전체 신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였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는 보유 연한이 아주 길죠. 지구상엔 14억대의 차량이 운행 중입니다. 테슬라 차량의 누적 보급률은 0.1%입니다. 즉 테슬라가 가장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과거 스마트폰 혁명에서 아이폰이나 구글폰이 보여줬던 보급 속도, 즉 몇 년 안에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향후 몇 년 안에 벌어지기도 어렵다는 것이죠.

애플이나 구글 혹은 다른 IT 기업이 지금이라도 OS로 자동차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도 있지만,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는 아직 인포테인먼트 중심이고, 차량의 핵심 기능에는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어떤 큰 변화가 생긴다 하더라도, 차량의 OS를 장악해 이를 널리 보급하는데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자동차 OS 개발에 집중한 회사와 못한 회사,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의 경쟁력 차이 점점 커질 수도


두번째는, 테슬라조차도 OTA(Over The Air·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돈을 버는 서비스를 다양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슬라의 OTA가 가진 포텐셜은 무한하지만, 아직 차량 보급이 충분히 안됐고, 그에 따라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눈에 띄는 것이 주행지원 소프트웨어(FSD)의 월정 구독서비스인데, 이것도 구독 수요가 크게 늘어서라기보다는 일시불로 1000만원을 주고 영구 구입하는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테슬라가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고육책일 수도 있거든요.

따라서 폴크스바겐이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해 (과도기 제품을 중간에 내놓으면서) 2026년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완성도의 SDV를 내놓는다 해도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폴크스바겐이 개발한 OS를 그룹 내 연간 1000만대 차량에만 이식해도 단숨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산시킬 수 있죠. 도요타 역시 자체 연간 판매대수 1000만대, 일본 내 스바루·스즈키·마쓰다 등 자본제휴로 연결된 ‘연합군’을 합치면 연 1600만대이니, 이 차량들에만 자체 OS를 이식해도 단숨에 스케일을 키울 수 있습니다.

폴크스바겐이나 도요타 같은 기업이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장악하게 되면 반도체 공급망에도 큰 재편이 일어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가 반도체 공급망 부족 사태로 고통받고 있지만, 다음번에는 자동차 기업 간의 피해 정도가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죠.

사실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도체 부족 사태에 휘말려 모두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태를 겪는 동안에 눈 앞의 해결에만 급급한 회사가 있고, 그것과 별개로 개발 역량을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해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자동차 OS 내재화에 5000명, 1만명의 자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투입해 개발에 올인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이번 반도체 부족 사태가 끝난 뒤에 서서히 드러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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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자동차의 미래를 7가지 관점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모빌리티혁명이 오려면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보급이 먼저

2. 테슬라의 이상한 ‘주행거리 역전’을 이해하는 키워드, SDV와 OTA

3.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판매된 이후에 소프트웨어로 성능 업그레이드 일상화될 것

4. 현대·LG의 코나 전기차 배터리 논란도 하드웨어 해결에 그치느냐, 소프트웨어 해결로 진화하느냐가 관건

5. 자동차 고유의 주행특성도 소프트웨어가 규정한다

6. 앞으로의 전기차는 OTA가 되는 차와 안되는 차로 나뉠 것

7. 당장의 SDV·OTA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그럼 본론 시작합니다.

모빌리티혁명이나 모빌리티서비스의 장미빛 미래를 얘기하지만, 아직까지 여기에서 크게 돈 벌었다는 회사는 안보입니다. 왜일까요? 모빌리티 혁명, 모빌리티서비스가 사업화되기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전제조건이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즉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하는 자동차입니다. 용어를 많이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SDV라는 말은 기억해두셔도 좋을 겁니다. 자동차는 하드웨어 중심이었죠.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성능은 물론, 감성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규정하는 시대가 곧 올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완전자율주행시대가 오기 전에 자동차 세상을 먼저 바꿀겁니다. 운전의 책임소재까지 기계로 넘어가는 완전자율주행은 2030년 전엔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보고 있죠. 기술적으로나 법·규범적으로나 말입니다. 하지만 SDV가 우리의 자동차 생활에 깊숙이 들어오는 것은 그보다 훨씬 빠를겁니다. 대표적으로 이미 테슬라의 차량은 SDV라 봐도 손색이 없지요. 그리고 연간 8000만~9000만대 시장에서 작년에 겨우 50만대를 팔았던 테슬라가 자동차산업에 파란를 일으키고 있는 원인도, 테슬라 차량이 전기차일 뿐 아니라 SDV이기 때문입니다.

차량 분해분석 전문가인 샌디 먼로 먼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테슬라의 모델Y를 분해한 뒤, 성능 향상의 핵심으로로 통합 열관리 부품인 '옥토밸브’를 지목했다. 옥토밸브는 차량 판매 이후에도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이 향상된다. 이 부품 성능이 향상되면 한번 충전 후 주행거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먼로 라이브
그럼 SDV 관점에서, 왜 모빌리티서비스의 사업화로 돈 벌었다는 얘기가 안나오는지를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 모빌리티시장 상황이 ‘스마트폰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모바일서비스로 돈을 벌겠다고 다들 나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모빌리티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그 서비스를 제대로 받아줄 ‘디바이스’가 있어야겠죠. 세상에 피처폰만 있는데, 앱 생태계 기반의 모바일서비스가 이루어질 리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 모빌리티혁명이 오려면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보급이 먼저


자동차시장을 보시면, 모빌리티혁명의 전제조건인 디바이스, 즉 스마트폰처럼 모든 기능이 중앙에서 통제되고 무선 업데이트로 기능이 개선되고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가는, 그런 ‘자동차판 스마트폰’이 충분히 보급돼 있지 않습니다. 진정한 모빌리티혁명이 일어나려면,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그것도 일부만 바뀌어선 안되고 다수의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바뀌어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돌아다니는 자동차 숫자를 10억대라 치면, 이 가운데 스마트폰에 근접한 기능의 자동차는 얼마나 될까요? 현재 자동차판 스마트폰에 근접한 것은 테슬라 차량 100만여대가 전부입니다. 모바일혁명이 일어난 것은 스마트폰이 시장의 주류가 됐기 때문이죠. 휴대폰은 1~2년마다 새제품으로 바뀌기 때문에 불과 몇 년 만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었지만, 자동차는 교체주기가 길고 시장에 깔려 있는 차도 너무 많기 때문에 모바일혁명만큼 빨리 일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다만 자율주행에 앞서 훨씬 빨리 그리고 차근차근 우리 자동차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이 바로 SDV일 것은 분명합니다. SDV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지는 또하나의 용어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바로 OTA(Over The Air) 즉 차량의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무선 업데이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OTA가 되는 SDV가 앞으로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바꾸게 된다는 얘기지요.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혹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하는 자동차, 그리고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하드웨어 기능을 포함한 거의 모든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자동차산업에서 향후 몇 년간 급격히 일어날 일의 핵심입니다.

이것은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테슬라 차량이 이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안올 수 있을 테니, 최신 사례를 하나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SDV·OTA의 발전이 기존의 차량에 대한 개념, 혹은 당국의 감독 기준 등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꿀 것인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2. 테슬라의 이상한 ‘주행거리 역전’ 이해하는 키워드, SDV와 OTA


지난 4월7일 한겨레신문은 ‘테슬라 모델Y, 이상한 주행거리 역전... 환경부, 해명 요구' 제하의 기사에서 테슬라 모델Y의 ‘주행거리 역전 현상’에 대해 환경부가 소명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테슬라의 자체 시험 결과 고속도로에서 상온보다 저온 주행거리가 더 긴 것으로 측정됐는데, 일반적인 현상은 아닌 만큼 ‘주행거리 부풀리기’로 의심된다는 취지였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테슬라가 제출한 모델Y 롱레인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고속도로)는 상온보다 저온에서 더 깁니다. 상온에서 488.5㎞, 저온에서 491.7㎞입니다. 통상 전기차는 상온보다 저온에서 측정한 주행거리가 더 짧은데요. 테슬라의 측정 결과는 이와 반대로 나온 셈입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런 역전 현상이 관찰된 것은 모델Y가 처음입니다.

환경부가 ‘주행거리 부풀리기’를 의심하는 데에는 테슬라가 과거에 겨울철 주행거리 단축 문제로 굴욕을 당한 적이 있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모델 3 롱레인지 구형의 경우 저온 주행거리(복합)가 상온의 61% 수준에 불과했거든요. 반면 올해 출시된 신형에서는 88% 수준으로 크게 개선됐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개선이 가능했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한겨레신문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에 대해 환경부 의심을 전하면서, 한편 ‘히트펌프’ 기술이 발전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썼습니다. 히트펌프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에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난방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저온 주행거리를 개선하는 효과를 낳는다는거죠. 올해 출시된 모델Y와 신형 모델3에는 테슬라 최초로 히트펌프가 탑재됐습니다.

이 경우 환경부도 합리적 의심을 한 것일테고요. 또 히트펌프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더 중요한 포인트, 실은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가 숨어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SDV·OTA와 연결된 자동차 세상에 관한 것입니다. 즉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자동차, 무선 업데이트가 자유롭게 되는 차는 해당 차량의 인포테인먼트·운전보조장치 기능만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의 물리적인 기능까지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모델Y의 ‘주행거리 역전’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얘기로 돌아갑니다. ‘닛케이 모노즈쿠리’ 최신호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는데요. ‘열(熱)의 사령탑 옥토밸브(Octovalve), 테슬라가 묻는 소프트웨어시대의 하드웨어’라는 제하의 기사였죠.

이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자사의 최신 차량인 모델 Y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꼽는 것이 ‘옥토밸브’라 명명된 전기차의 중앙집중형 열관리 시스템입니다. 옥토밸브는 냉난방·배터리·파워트레인·ECU(전자제어유닛) 등, 쿨링이나 히팅이 필요한 부품의 열관리를 합니다. 조건에 따라 쿨링·히팅의 모든 회로를 옥토밸브와 연결해 열의 이동경로를 바꾸는거죠.

자동차는 공조나 배터리 등 부품마다 독립된 쿨링·히팅의 회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델Y는 옥토밸브를 통해 차량 전체의 열을 통합관리합니다. 라틴어로 ‘8’을 뜻하는 ‘옥토’가 들어간건 밸브 내부에 8개의 통로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통해 12종류의 히팅 모드와 3종류의 쿨링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온 주행시엔 모터·인버터·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식이죠. 이런 중앙집중형 열관리 시스템의 장점은 기능을 통합해 관련 부품수를 줄이고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즉 품질·성능 향상과 원가절감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우선 들 수 있을텐데요.

하지만 옥토밸브의 진가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OTA(Over The Air)와 조합했을 때 나오는 파괴력입니다. 테슬라 차량은 거의 모든 기능을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는 ‘전기·전자 아키텍처(E/E Architecture)’를 갖추고 있죠.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옥토밸브의 성능도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향상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 차량은 각종 성능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개선할 수 있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주행보조기능을 담당하는 통합 전자제어유닛. /테슬라

3.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판매된 이후에 소프트웨어로 성능 업그레이드 일상화될 것


차량이 판매된 이후에도 제어 알고리즘을 개선해 열관리시스템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차량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옥토밸브가 놀라운 것은 차량이 판매된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는 ‘OTA가 자유로운 SDV’라는 자사 차량의 장점을 앞으로도 계속 확대 적용시켜 나가겠죠. 현재까지는 어떤 다른 회사의 전기차도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기존 시스템의 연장선이 아니라, OTA를 전제로 한 하드·소프트웨어 융합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일대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기존 자동차회사의 전기차와 어떻게 다른지 다시 한번 설명해보죠. SDV가 아닌 전기차, OTA가 안되는 전기차일 경우, 차량의 열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차를 판매한 이후에 해당 차량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싶다면, 해당 차량을 자사의 AS센터로 불러모아 하드웨어 자체를 통째로 교환해줘야 하겠죠. 그런데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시스템 자체를 뜯어내 새로 바꾸는건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을 뿐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이런 작업이 쉬운게 아닙니다. SDV가 아닌 전기차의 한계이고요. 이것이 앞으로 전기차의 하드웨어적 경쟁력 즉 주행거리 향상 등에서도 왜 소프트웨어가 핵심이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4. 현대·LG의 코나 전기차 배터리 논란도 하드웨어 해결에 그치느냐, 소프트웨어 해결로 진화하느냐가 관건


또 한가지 중요한 얘기를 해볼게요. 국내에서 최근에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사이에 코나 전기차 발화 가능성 문제로 큰 논란이 있었죠. 한국산 전기차·배터리의 신뢰문제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책임 소재는 차치하고, 문제가 있다면 우선 해결해야 하겠죠. 그래서 현대차와 LG가 취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네, 해당 차량 전체의 배터리를 바꿔주는 조치였습니다. 비용이 조 단위로 들어갈만큼의 엄청난 손실이고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 전량교체가 해당 전기차와 그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SDV가 아닌 전기차, OTA가 잘 안되는 전기차의 한계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부품 전체를 교체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유무형의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이 또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구조라는게 더 큰 일입니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소비자 생명을 중시한다는 차원에서, 모든 전기차에 소화(消火) 시스템을 장착하면 어떨까요? 이렇게 한다면 인명을 구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효율·비용 면에서 거의 불가능한 얘기이겠죠.

즉 ‘배터리에 발화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배터리를 전량 교체한다’ ‘배터리에 발화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모든 차에 소화시스템을 장착한다’ 이런 것은 기존 자동차의 연장선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현상’만을 ‘하드웨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SDV에서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도 OTA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더 면밀하게 관리하고, 또 관련 소프트웨어를 계속 업데이트해줌으로써, 화재 가능성을 미연에 포착해 이를 방지하는게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더 얘기드리면, 테슬라처럼 SDV이면서 OTA가 구현되는 차라면, 앞서 말씀드린 열관리시스템과 배터리관리시스템 등을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관리해 화재 위험은 줄이면서 주행거리 등의 성능 향상을 노릴 수도 있을겁니다.

여기서 또하나 중요한 것이 테슬라 같은 회사는 SDV의 기반이 되는 운영체제(OS), 그리고 OS를 구동하는 중앙집중형 ECU(전자제어유닛), 그 ECU의 핵심인 고성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스스로 다 설계해 핵심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열관리나 배터리관리의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경우는 어떨까요? 예를 들어 LG에너지솔루션도 테슬라처럼 배터리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을겁니다. 배터리 전문회사이니까요.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의 배터리관리시스템에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현대차의 전기차 자체가 차량의 기능을 중앙에서 통합제어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통합형 전기·전자 아키텍처(E/E Architecture)를 갖추고 있지 못하죠. 그렇기 때문에 주행거리와 배터리 안전도 향상에 직결될 수 있는 열관리·배터리관리 시스템 등의 최적화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자동차 고유의 주행특성도 소프트웨어가 규정한다


SDV에서 또하나 중요한 것은 주행성능 등 차량 고유의 특성·감성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이런 특성을 정립하기 위해 자동차회사들마다 긴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왔죠. 예를 들어 BMW의 주행감은 그 자체가 BMW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입니다. 그럼 SDV 시대에는 이런 주행감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고성능 동력 장치는 기본으로 제공하고, 그 이후 소프트웨어적으로 주행성능의 특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별도의 소프트웨어만 구입해 차량의 주행감을 새롭게 즐기거나 더 높은 주행품질을 맛볼 수도 있게 되겠지요.

이것은 OTA가 일반화된 IT 업계에선 이미 상식인데요. 충분한 성능의 하드웨어는 기본 제공하고, 이후 OTA를 통한 서비스로 돈 번다는 개념이 자동차에서도 점점 일반화되겠지요. 결국은 점점 더 많은 차량이 OTA가 가능한 SDV로 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현재 OTA가 제대로 구현되는 SDV는 테슬라 차량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테슬라를 또 예로 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테슬라는 FSD라는 이름의 주행보조 소프트웨어를 900만원 정도 받고 팝니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면 OTA를 통해 성능이 계속 향상되고요. 테슬라 주장에 따르면, 앞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추가비용을 받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테슬라의 모든 차량에는 소비자가 900만원짜리 소프트웨어를 사든 말든, 이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고성능 컴퓨터와 각종 센서가 기본 탑재돼 있다는 겁니다. 다만 소비자가 소프트웨어를 사면 그 하드웨어가 활성화되는 것이고, 사지 않으면 그 성능을 봉인하는 식인거죠. 그랬다가 소비자가 차량 구입 이후라도 마음이 바뀌어 FSD를 구입하면, 그때 가서 봉인을 풀어주는 겁니다. 기존 자동차회사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100원 단가 차이에 벌벌 떠는 자동차회사로서는 소비자가 쓰지도 않는데 수백만원짜리 컴퓨터를 달아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FSD 사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전기차는 충분한 성능의 구동시스템을 기본으로 넣어주고, 판매 이후에 소프트웨어적으로 주행성능을 높이거나 성격을 바꿔주는 상품을 팔 수도 있겠죠. 하드웨어는 어떤 그레이드의 차량에나 기본으로 주고, 나머지 소비자의 만족을 높여주는 것은 대부분 소프트웨어적으로 따로 돈을 받고 해결하는 겁니다.

6. 앞으로의 전기차는 OTA가 되는 차와 안되는 차로 나뉠 것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모빌리티혁명, 모빌리티서비스로 가기 위해선 OTA가 되는 SDV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또 모빌리티혁명이 오기 전에 어떻게든 자사 전기차의 매력을 높여 판매·보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빌리티혁명이 과거 모바일혁명처럼 되려면 SDV가 대량 보급돼야 하는데, 아직은 보급이 많이 안된 상태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로 돈을 버는 사업을 실현하기에 앞서 OTA가 되는 SDV로 우선 소비자에게 차별점을 알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폴크스바겐·벤츠 등이 콘티넨털 같은 전장전문 메가서플라이어나 엔비디아 같은 GPU·AI 기업과 함께 SDV·OTA 개발을 서두르도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벤츠의 경우 2024년부터 자사에서 나오는 모든 신차에 소비자를 만족시킬만한 OTA 기능을 기본 탑재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전기차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충분한 차별점을 주기 어렵고, 반드시 OTA가 되는 전기차여야만 충분한 매력을 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것은 모빌리티서비스나 자율주행의 주도권을 잡는 것에 앞서, 자동차회사로서 전기차를 많이 팔 수 있을 것인지와 관련된, 즉 당장의 생존에 관한 것입니다.

앞으로 자동차회사는 고객에게 이렇게 선전하게 될지 모릅니다. “저희 회사 차량을 구입하시면 타면 탈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될겁니다' ‘로켓처럼 튀어나가는 가속력을 느끼고 싶으세요? 100만원만 지불하세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당신의 차가 새로 태어납니다”라고요.

7. 당장의 SDV·OTA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일부 인포테인먼트 기능만이 아니라 차량의 물리적 기능까지 OTA로 개선할 수 있는 차량은 아직 테슬라 뿐입니다. 따라서 당장 업계에서 벌어질 일은 자율주행 경쟁보다는 SDV 경쟁, OTA 경쟁이 될 겁니다. 여기에서 뒤쳐진다면, 전기차 경쟁에서도 이기기 어렵고 그 이후에 벌어질 모빌리티서비스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SDV·OTA를 통한 전기차의 성능 경쟁, 그 이후의 단계는 진정한 모빌리티혁명, 즉 모바일혁명과 같은 각종 서비스 생태계의 폭발일텐데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애플이 아직 공식적으로 SDV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음에도 애플을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하는 이유일 겁니다. 이 얘기는 다음주 목요일 ‘최원석의 디코드’ 뉴스레터에서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뉴스레터 ‘최원석의 디코드’를 구독하시면, 목요일 아침마다 모빌리티·테크·비즈니스 관련 새로운 콘텐츠를 보내드립니다. 구독자 전용 글을 받아보시거나 추후 마련될 이벤트에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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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49288

 

미래 승용차가 전기차로 일원화될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최원석의 디코드]

※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도록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요약> -미래 자동차산업의 진짜 경쟁무대는 파워트레인이 아니라 자

n.news.naver.com

 

-미래 자동차산업의 진짜 경쟁무대는 파워트레인이 아니라 자동차가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됐을 때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자동차가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려면 차량 구조와 동력 계통이 전기·전자 제어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함. 그리고 차량 구조가 단순하고 확장성(scalability)이 있어야 초(超)대량 생산과 지속적 원가 인하가 가능한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전기차

-미래차의 동력원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뿐... 심리스(seamless)한 사용자 체험에 어떤 수단이 가장 적합할지 따져보면 답은 쉽게 나와

전기차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미래 승용차(일반 소비자가 타는 세단·SUV 등으로 자동차시장의 대부분을 차지, 대형 상용차는 제외)의 동력원이 전기차로 일원화될지, 혹은 수소연료전지차 등으로 분산될지 혼란스러워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상황을 파악할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어느 쪽에 돈과 인력이 쏟아져 들어가는지, 그리고 업계 선도기업들이 지금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200조원)를 돌파했습니다. 고평가됐다고 말이 많은 이 회사에 돈이 더 몰려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 기존 자동차 업계의 최강자인 폴크스바겐이 2025년에 연간 150만 대, 2030년에 자사 신차 판매의 50%(약 500만 대)를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선언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개발·투자 열기가 끓어오르고 있죠.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GM에 이어 포드, 스텔란티스(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이 합병된 회사)도 한국 배터리업체와 합작해 각각 4조원에서 10조원의 거액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전기차에 미온적이었던 도요타조차 지난달 7일 배터리 개발·생산에 16조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200GWh(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내재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간 3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10월 21일엔 이 계획의 1탄으로 북미에 4조원을 투입해 자체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겠다고도 발표했습니다.

2016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벤츠의 디터 제체 당시 CEO는 CASE(커넥티드·자율주행·차량공유·전기차)라는 용어를 들고 나왔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기업 가운데 매출·영업이익·연구개발비 모두 세계 1위인 폴크스바겐은 “미래차를 전기차로 일원화한다”고 못박고 모든 인력과 재원을 전기차에 쏟아붓고 있죠. 몇 년전까지만 해도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폴크스바겐의 최근 태도 변화는 놀라울 정도인데요. 여기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면, 왜 전기차로 일원화될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의문은 ‘다른 선택지도 있는데 왜 전기차에만 집중하는가’입니다.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올인이 살짝 위험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유럽에선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불허할 방침이지만, 2035년 이후로도 수소연료전지차는 얼마든지 팔 수 있거든요. 수소를 엔진 내부에 분사해 폭발력으로 움직이는 수소엔진차, 공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채집해 만든 합성연료로 움직이는 차도 판매에 제약이 없지요. 연료 제조·사용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폴크스바겐이 미래 파워트레인에 대해 위험을 분산하지 않고 전기차에 올인하는 이유를 세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기차만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는가’입니다. 내연기관차는 성숙된 기술이라 추가 개발비가 덜 들어가고 마진 폭도 큽니다. 반면 전기차는 이제부터 수조원, 수십조원 단위 투자가 계속돼야 하며 투자비 회수엔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전기차로 바뀌게 되면, 폴크스바겐의 기존 인력과 엔진 중심 파워트레인을 통해 축적한 내부 자산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지요. 도요타나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를 미는 이유 중에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하면 기존의 인력과 자산을 많이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소연료전지차가 꽤나 안정적이고 유리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일원화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이것은 쉽게 나온 계획이 절대 아니죠. 폴크스바겐이 테슬라 등의 성공 요인을 자사의 모든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오랜 기간 깊이 분석한 끝에, 자신들이 살아남고 미래에 성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도출한 것이 지금의 전기차 올인 전략인 것입니다.

그럼 폴크스바겐은 왜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준비하지 않고, 다소 불안하게 보이는 전기차 일원화 전략을 택하게 됐을까요? 그리고 왜 시간이 흐를수록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미래 파워트레인을 전기차로 일원화하게 될 수 밖에 없을까요?

그것은 미래 승용차 산업에 닥칠 진짜 위험은 파워트레인이 아니라 다른데 있기 때문입니다. 더 큰 돈을 벌 기회는 파워트레인이 아니라 다른 곳, 즉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위기와 기회에 대처하고 최종적으로 승리하려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일부에 불과한 ‘파워트레인’을 모빌리티 서비스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구조가 가장 단순하고 원가인하 여력이 가장 높은 파워트레인에 집중하는게 필연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답은 전기차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나눠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CASE의 경우, 먼저 E(전기차)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C(커넥티드) 즉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SDV)을 보급해 S(공유·서비스)로 돈을 벌고, 최종적으로 A(자율주행)를 완성해 나가는 순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벤츠 동영상 캡처

1. 복잡성 문제 해결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승용차 회사들이 전기차에 올인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미래 차량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는 ‘디바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데요. 모빌리티 서비스를 잘 구현하려면 차량을 컴퓨터·전자제품화해야 합니다. 나머지 구동에 관계된 부분은 구조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가장 단순한 구조의 차량이 전기차인 것이죠.

CO2를 줄이는 것만 따지면, 도요타가 주장하는 하이브리드카 역할론도 말이 됩니다. 도요타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카 3대를 보급하면 전기차 1대를 보급하는 것과 같은 CO2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CO2 양 90을 줄인다고 했을 때, 전기차 한 대에서 90을 줄이나 하이브리드카 3대에서 각각 30씩 줄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는 복잡하고 섬세한 시스템입니다. ‘배터리·모터’와 ‘엔진·변속기’라는 두 개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또 플러그인은 하이브리드카의 복잡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배터리 용량만 큰 형태이지요. 전기차와 내연기관 시스템을 모두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과 전동 시스템으로 일원화돼 있는 전기차, 어느 쪽이 더 단순한지는 자명하겠지요.

수소연료전지차는 문제가 훨씬 심각합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기본적으로 전기차입니다. 전기차보다 용량이 작긴 하지만 배터리도 탑재돼 있습니다. 그 위에 복잡한 연료전지 시스템을 추가로 얹은 형태이지요. 전기차에 비해 훨씬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수소 활용의 유리함으로 본다면, 폴크스바겐 같은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아시아 회사보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에 적극적이어야 할겁니다. 아시아 지역보다는 유럽에 ‘그린수소’가 풍부하기 때문이죠. 유럽은 전체 전력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때 이를 저장해 둘 필요가 있죠. 남은 전기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이른바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만들어 놓았다가 필요할 때 전기로 바꿀 수 있습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해 그린수소를 만들기 어려운 한·중·일에선 수소연료전지차의 환경 친화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수소를 생산할 때 화석연료를 태워 만든 전기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유럽에 비해 수소 경제를 통한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같은 유럽 승용차 회사들은 전기차에 올인한다고 못박고 있는 상태죠. 폴크스바겐·스텔란티스 등은 물론, 최근까지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해 왔던 벤츠도 이를 포기하고 수소차 개발 부문을 외부의 다른 상용차 회사에 넘긴 상태입니다. BMW가 최근 뮌헨모터쇼에서 수소차를 공개하긴 했지만, 자체 개발이 아니라 도요타의 연료전지 모듈을 구입해 탑재한 수준으로, 대량 생산이나 본격적인 투자는 계획돼 있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유럽은 그린수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에 따른 CO2 실질삭감 효과가 훨씬 클텐데도 말입니다. 결론은, 심플한 전기차를 놔두고 복잡한 수소연료전지차를 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점에 대해 아우디의 올리버 호프만 개발총괄이 최근 인터뷰한게 있는데요. 내용을 옮겨 보겠습니다. 아우디는 폴크스바겐 그룹 내에서 선진기술을 담당해 왔지요. 수소연료전지차나 합성연료 개발을 중단하고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모든 경영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우디는 수소 연료전지차나 합성연료도 오랫동안 개발해 왔지만 이를 중단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매우 뛰어난 기술이지만, 큰 결점이 있다. 연료인 ‘그린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량의 신재생 에너지가 필요하다. (풍력 등으로 만들어진) 전력을 사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그린수소로 변환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손실된다. 즉 에너지를 절약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배터리 전기차다. (아시아에 비해 훨씬 풍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이 한정돼 있는 그린수소는 우선 철강이나 시멘트 등 소재 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배터리 전기차라는 효율이 좋은 해답이 있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10년, 아니 20년은 배터리 전기차가 정답이다.”

기술 보급에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단순함’입니다.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면 단순한 쪽이 이깁니다. 단순한 쪽으로 갈수록 비용을 낮출 여지가 많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지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수소연료전지차의 복잡함이 전기차의 단순함을 이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는 구조도 복잡하지만, 대량의 수소를 생성해 이를 차량에 주입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기술적 난제가 상존해 있습니다. 어디서든 기존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되고 효율도 높은 전기차가 있는데, 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하냐고 아우디의 최고 기술 전문가도 반문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 하이브리드카는 어떨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고도 말하죠. 도요타 등이 이미 연간 200만대씩 보급하고 있을만큼 일반화돼 있으니까요. 또 중국 등에서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 할 수 없고 변수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의 문제점은, 이 기술 역시 너무 복잡하고 정교해서 보급에 제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기차는 범용으로 쓰기에 적합하죠.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확장성(scalability)이 좋습니다. 하이브리드카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도요타 이외의 자동차 회사가 THS(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를 채택한 사례는 지금까지 두 건에 불과합니다. 도요타와 자본제휴를 하고 있는 마쓰다와 스바루가 채택한 것이죠. 그 중에 마쓰다가 THS를 도입했다가 곤욕을 치른 사례가 유명합니다. 마쓰다는 준준형차 마쓰다3의 전 모델인 악셀라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했었는데요. 같은 일본 엔지니어들인데도 불구하고 THS를 도입했다가 실패했습니다. 도요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모든 기술을 제공받았지만, 도요타 차량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제품이 나오고 말았던 것이죠.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서 마쓰다 엔지니어들이 도저히 감당을 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또 도요타 이외에 제대로 된 풀 하이브리드카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회사는 혼다와 현대·기아차가 유일한데요. 혼다와 현대·기아차도 하이브리드에서 차츰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니까 만들고는 있지만 냉정히 말해 도요타만큼의 성능 대비 원가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판매 현황을 보면 극명합니다. 하이브리드카 보급이 시작된지 20년이 넘었지만 도요타 이외에는 보급이 부진합니다. 작년에 전세계에서 269만대의 하이브리드카가 팔렸는데요. 이 가운데 도요타가 191만대, 혼다가 47만대를 팔았습니다.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의 88%를 두 회사가 차지한 겁니다. 특히 도요타는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의 71%를 차지했습니다. 즉 20년 넘게 도요타 혼자 뛰고 있는 셈입니다. 다른 업체 대부분이 찬동해주지 않은 채로요.

폴크스바겐의 헤르베르트 디스 CEO는 2025년에 연간 150만 대, 2030년에 자사 신차의 50%(약 500만 대)를 전기차로 팔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위해 자사의 전기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2025년까지 쇄신한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 동영상 캡처

2. 원가 인하의 여력


또 하나의 문제는 휘발유 차량 원가는 가혹해지는 연비 규제에 대응하느라 계속 올라가는 반면, 전기차 원가는 구조의 단순성, 공용화의 용이성, 규모의 경제 덕분에 계속 내려가게 된다는 겁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기차에 유리한 게임입니다.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은 기본적으로 전기차 시스템과 내연기관 시스템을 중복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면에서 내연기관차보다도 불리하죠. 전기차 시스템이 고스란히 들어가면서(배터리 용량만 전기차보다 적음) 거기에 값비싼 연료전지 시스템까지 추가로 얹어야 하는 수소연료전지차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일단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현재 원가와 향후 원가 인하 여력을 비교해 볼까요? 한 번 충전으로 400㎞ 정도를 가는 중형 전기차의 배터리 원가는 900만원 정도입니다. 전기차 전체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쯤 되면 이 원가가 4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전기차는 대당 2만 개로 이뤄진 내연기관차 부품 수의 절반이면 됩니다. 전기차 생산이 급증하면 관련 부품의 수평분업이 가속화하고 대부분 부품의 가격도 계속 떨어지게 되겠지요.

중형차 기준으로 휘발유 차량의 제조 원가는 1300만원 정도입니다. 반면 같은 크기의 전기차 원가는 2000만원 정도. 단순 계산해서 2025년이면 배터리 원가 인하분만 반영해도 전기차 원가가 1500만원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다른 부품의 원가 인하분을 감안하면 휘발유 차량과 원가 차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이브리드카는 어떨까요? 내연기관차와 전동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래도 현재 판매 가격은 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하니 앞으로도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가절감의 달인인 도요타조차도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 원가를 지금보다 더 낮추는게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전동시스템과 내연기관 시스템을 동시에 탑재하고 있다는 한계 때문이죠. 물리적으로 합쳐질 수 없는 두 개의 복잡한 시스템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획기적인 원가 절감은 어려워 보입니다. 도요타가 지난 20여년간 갈고 닦아 도달한 것이 내연기관차 대비 추가비용 200만원입니다. 그 이상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럼 원가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도요타라고 해도 2025년 준중형 기준 하이브리드카 원가는 1500만원(내연기관차 원가 1300만원+200만원) 정도일 겁니다. 2025년에 비슷한 크기의 전기차 원가가 1500만원이 된다고 치면, 전기차 대비 하이브리드카의 원가경쟁력은 4~5년 내에 사라지게 되는 셈이죠.

물론 앞으로 4~5년 정도만 본다면, 하이브리드카 보급이 계속될게 분명합니다. 차를 타보면 참 매력적이거든요. 정교한 기술력에 감탄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전기차처럼 기본구조가 단순해서 전세계 자동차회사들은 물론 신규업체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보급을 밀어붙이는 것과 같은 일은 하이브리드카에서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수치로도 증명됩니다. 작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2019년보다 6%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연비가 좋고 배출가스 저감 효과도 탁월한데 말입니다.

하이브리드카가 향후 4~5년 내에 전기차에 원가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면, 수소연료전지차는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태생적으로 전기차 원가에 맞서기 어렵지요.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 관련 제조 비용이 거의 다 들어가는데다 값비싼 연료전지 시스템이 더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비용 절감을 하더라도 전기차 원가를 이길 수 없습니다. 물론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 용량이 작기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의 배터리 원가는 전기차에 비해 훨씬 낮지요.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에 실리는 연료전지 시스템은 초고압의 수소저장 탱크와 연료전지 등을 포함해 수천만원의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물론 양산이 되면 원가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양산 효과를 충분히 낼만큼의 수요 자체가 현재로선 없는 상태이고, 또 어떻게 대량 생산을 한다고 해도 배터리에 비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어렵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세계 거의 모든 자동차회사가 단독 혹은 배터리 회사와 합작해서 10조원 단위의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과 규모의 경제를 이뤄나가고 있지요. 수소연료전지차의 연료전지 시스템은 전기차 1대당 배터리 원가를 400만원 이하로 내리는 것과 같은 획기적인 원가 절감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를 뺀 전기차 기본 구조의 원가가 1000만~1100만원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2025년 기준으로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 원가 400만원을 얹어 1400만~1500만원의 제조 원가가 든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수소연료전지차도 전기차의 기본 구조의 원가 1000만~1100만원을 똑같이 적용한다면, 최종 제조원가는 어느 정도가 될까요? 수소연료전지차도 작은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니 배터리 관련 원가를 몇십만원 정도라고 쳐보죠. 여기에 연료전지와 수소 저장탱크 등을 합친 연료전지시스템의 원가는 아무리 양산효과를 거둬 원가를 낮춘다고 해도 2025년 기준으로 1700만~1800만원은 넘어갈 겁니다. 그렇다면 2025년 기준의 수소연료전지차 제조원가는 거의 3000만원입니다. 전기차 제조원가의 2배인 셈이죠.

이것은 수소연료전지차 대량 보급에 결정적인 장애 요인이 됩니다. 몇천대, 몇만대까지는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해 보급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몇십만 대, 몇백만 대를 보급할 때는 어떨까요? 감당이 불가능합니다. 2025년 기준으로 전기차는 보조금 없이도 대량 보급이 가능하겠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불가능합니다.

3.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수단


2016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벤츠의 디터 제체 당시 CEO는 CASE(커넥티드·자율주행·차량공유·전기차)라는 용어를 들고 나왔었지요. 이 네 개 단어의 ‘보급 순서’와 ‘연결’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커넥티드·자율주행·차량공유와 ‘전기차’가 한 세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커넥티드·자율주행·차량공유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돈을 벌기 위한 핵심 기술인데, 이를 위해선 전기차라는 ‘디바이스’가 우선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엔진차는 차량의 중앙 컴퓨터가 모든 기능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전기차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카 역시 엔진 중심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완전한 스마트카, 완전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발전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테슬라가 인기인 것은 전기차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테슬라’이기 때문이라고 말을 하는데요. 그것은 테슬라 차량이 ‘전기차’일 뿐 아니라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이기 때문이라는 의미일 겁니다. SDV이기 때문에 타사 차량 대비 더 매끄러운 소비자 체험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죠.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기존 피처폰 대비 뛰어난 소비자 체험을 가능케 해줬던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 테슬라를 제외한 타사는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을 뿐이지, SDV를 판매하고 있는 것은 아니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전기차가 SDV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SDV는 전기차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이 되려면, 전기차만 만드는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와 같이 우선 차량의 안쪽(소프트)부터 생각하고, 후에 바깥쪽(하드)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개발 구조를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전기차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을 가장 먼저 현실화한 것이 테슬라이고요. 기존 자동차회사 중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개발 조직의 근본부터 뜯어고치고 있는 회사가 바로 폴크스바겐인 것이죠.(발표를 충분히 안해서 그렇지 도요타나 GM도 내부적으로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제품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 뿐 아니라, 자사 차량을 SDV 즉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로 바꾸려고 하고 있죠. 이를 통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고, 차를 팔아 차익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더 많은 돈을 버는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것입니다. 폴크스바겐은 2030년 유럽의 MaaS(Mobility as a Service) 시장이 7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이 시장을 장악할 수만 있다면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늑장을 부리다 테슬라 같은 회사에 이 시장을 빼앗기면 죽는 것이고, 지금이라도 전기차·SDV 개발을 서두르면 승산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폴크스바겐은 이를 위해 전사 역량을 총동원해 개발을 진행중이고, 2025~2026년 쯤 완성형의 전기 SDV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자율주행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차량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터가 고속 연산을 반복해야 하는데, 여기엔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등은 이런 수준의 전기에너지를 담은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율주행에는 수소연료전지차가 적합하고 말하는 전문가도 일부 있는데요.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성능 프로세서는 전력을 아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로 이를 감당하게 되면 주행거리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건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세서 발전 속도가 아주 빠르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훨씬 적으면서 연산능력은 탁월한 시스템을 만들어내게 될테니까요. 이미 구글이나 애플이 내놓은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보면 전력 소모량 대비 성능이 탁월한데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겁니다. 또 자율주행기술 중에도 차량 자체 프로세서의 부하를 줄여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차량 대 차량, 차량 대 교통인프라를 통신으로 연결할 수도 있지요.

게다가 미래의 자율주행차를 수소연료전지차로 한다는 것은 심리스(seamless)하고 심플한 모빌리티 서비스 체험에도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 차량은 전기·전자적으로 지금보다 더 복합적인 형태가 될 것이고, 전자제어 시스템이나 각종 센서류가 고도화되면서 비용이 더 올라갈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구동시스템은 최대한 단순하고 저렴할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설계로 다양한 종류의 차를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즉 확장성(scalability)이 뛰어난 구조여야 할 겁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에 비해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확장성이나 원가 인하 여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의 접근성 문제, 초고압의 물질을 다루기 때문에 충전을 자동화하거나 간소화하기 어렵다는 문제 등은 모빌리티 관련의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즉 CASE의 경우, 먼저 E(전기차)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전기차를 기반으로 C(커넥티드)가 되는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를 보급해 S(공유·서비스)로 돈을 벌고, 최종적으로 A(자율주행)를 완성해 나가는 순서가 될텐데요. 최종목표인 A까지 가는 로드맵을 그려봤을 때, 미래의 파워트레인은 전기차로 일원화하는 것이 맞다고 테슬라가 먼저 내다본 것이고, 폴크스바겐·GM 등도 이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죠. 이후 스텔란티스, 심지어 혼다도 (그동안 잘해왔던 내연기관은 물론 하이브리드 추가 개발까지 제한하면서) 사실상의 전기차 올인으로 방침을 바꾸고 있습니다.

즉 파워트레인은 자동차회사에 있어서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모빌리티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죠. 다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돈을 벌려면 차량 구조가 단순해야 하고, 원가는 점점 낮아져야 하고, 스마트폰처럼 모든 것을 중앙에서 통제하고, 차량의 모든 동작·기능을 전기·전자적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여기에 부합하는 수단이 전기차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55439

 

한국은 미래 반도체의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 [최원석의 디코드]

※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도록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후발주자는 언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요? 대개는 시장의 패러다임

n.news.naver.com

 

※디코드(decode): 부호화된 데이터를 알기 쉽도록 풀어내는 것. 흩어져 있는 뉴스를 모아 세상 흐름의 안쪽을 연결해 봅니다.

후발주자는 언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요? 대개는 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때입니다.

소니의 워크맨이나 트리니트론 브라운관TV 기술력은 한국이 영원히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스마트폰과 LCD·OLED TV로 바뀌면서, 시대를 빨리 읽고 집중투자에 나섰던 한국이 더 큰 기회를 잡았죠. 변화를 남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그 흐름에 올라타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었습니다.

똑같은 일이 지금 자동차산업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산업의 근간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중심일 때는 자동차산업에 신규 참여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기존 자동차업체가 보유한 기술과 자산의 장벽(예를 들면 엔진과 뼈대, 거대공장·기술인력 등)을 뚫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죠. 기존 자동차회사들의 자부심이었던 내연기관과 플랫폼 기술력, 거대한 생산시설과 인력이 오히려 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GM의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메리 바라(왼쪽) CEO와 마크 로이스 사장. 로이스 사장은 지난 11월 18일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에서 "퀄컴·STM·TSMC·르네사스·NXP·인피니언·온세미(ON Semi) 등 7개 반도체업체와 협력해 3개의 신형 MCU 패밀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각각의 칩 기능을 새로운 종류의 반도체에 집약함으로써, 특정 목적에만 사용되는 자동차 반도체(MCU) 숫자를 95%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motorauthority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면서, 차량 반도체도 기능분산형 MCU에서 통합ECU용 고성능 프로세서 중심으로 급변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역량을 이미 내재화한 테슬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동차기업들이 이제부터 시작되는 새판 짜기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존 업계 최고 우등생인 도요타의 수장(도요다 아키오)조차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수정구슬이 있다면, 그걸 가장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나일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업계의 변화가 크다는 것은, 지금까지 진입 장벽에 막혀 있던 기업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에 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양쪽에서 엄청난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판단과 실행을 잘 못한다면, 변화 속에 찾아온 기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시장확대 기회를 놓치게 될지 모릅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은 자동차반도체의 불모지일 뿐 아니라 완성차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변화에 제대로 올라탈 수만 있다면 한국이 자동차반도체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고 또 완성차에서도 미래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 한국은 자동차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습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분야별로 1~2% 수준에 불과하죠. NXP(네덜란드)·인피니언(독일)·르네사스(일본)를 위시해 수많은 유럽·미국·일본의 자동차반도체 전문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서도 반도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니, 기존 시장을 이제라도 뚫어야 할까요?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동차반도체는 장기적인 신뢰성이 중요하고, 또 고객사(완성차·부품업체)에 맞춘 개별 사양으로 무수히 쪼개져 있거든요. 첨단기술이 있더라도, 그 기술을 무기로 시장을 새로 뚫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시장의 전형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철옹성 같던 자동차반도체 시장이 저절로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모든 기능이 소프트웨어로 제어되고 무선업데이트(OTA·Over The Air)로 개선되려면, 차량 제어를 통합적으로 수행해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PC나 스마트폰처럼 중앙에 강력한 프로세서가 필요하겠죠.

앞으로 기존 자동차 반도체 회사의 영역 크게 줄어... 자동차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였던 한국에 큰 기회일 수도


앞서 말씀드린 NXP·인피니언·르네사스 등이 자동차에 공급하는 반도체는 주로 MCU(마이크로콘트롤유닛)라는 반도체입니다. 이것은 자동차의 기능별로 따로 붙어 있는 ECU(전자제어유닛)에 탑재되는데요. 이 ECU라는 것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적으면 70~100개 정도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ECU는 자동차회사가 일괄적으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외부 부품사에서 납품을 받습니다. 그리고 부품사들은 반도체만 따로 파는 게 아니라, 부품과 그 부품을 구동하는 전자제어유닛(ECU), 유닛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어서 팔게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부품마다 소프트웨어가 제각각이고, 그 부품을 구동하는 ECU안에 어떤 반도체(MCU)가 들어가는지도 해당 부품업체만 알 수 있죠. 반도체 자체는 단순하고 별것 아닐 수 있지만, 하나가 빠지면 자동차 생산을 못 하는 일이 그래서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반도체가 어떤 부품업체에만 특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지는 겁니다. 범용으로 대신 끼워넣으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는 것이죠.

그런데 마침 자동차산업의 근간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런 자동차반도체의 수급 구조가 통째로 바뀌게 됐습니다.

자동차회사 스스로 차량의 하드·소프트웨어 통합 제어의 근간을 다시 세우고, 본인들이 이를 장악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죠. 1차 목적은 테슬라 차량처럼 자사 차량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제어해서 폭넓은 무선업데이트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일 텐데요. 그렇게 바꾸려면 어차피 차량 기능을 통합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반도체 생태계도 함께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앞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70~100개의 ECU가 들어간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테슬라는 단 4개의 ECU만 있을 뿐입니다. 테슬라 같은 통합전자제어 방식을 따라가기 위해 만든 차량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폴크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ID.3′도 ECU가 사양에 따라 40~50개 들어갑니다. 이것도 기존 폴크스바겐의 내연기관차 중 가장 ECU가 적게 들어간 경우인 70개에 비해 꽤 줄인 것입니다만, 테슬라 수준엔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죠. 폴크스바겐도 결국 ECU 숫자를 테슬라 수준으로 줄이게 될 겁니다.

이것은 자동차회사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반도체 핵심도 함께 장악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전문 자동차반도체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었던 영역이 상당 부분 자동차회사 쪽으로 넘어간다는 뜻이죠.

이렇게 되면 기존의 자동차반도체 회사들은 반도체 납품이 급감하거나 혹은 과거보다 성능·단가가 떨어지는 단순·범용품만 납품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자동차반도체 회사들 가운데 여력이 있는 회사들은 서둘러 통합전자제어용 프로세서 개발을 강화하고,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은 자동차용 OS(VW.OS)를 자체 개발 중인데, 과도기적인 것이 이미 신형 전기차 ID.3에 탑재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OS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통합제어용 ECU 가운데 보디 제어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자율주행용은 독일의 거대부품사 콘티넨탈, 일본 자동차반도체 회사 르네사스와 협업을 통해 납품받고 있고요. 콕핏용(계기판·인포테인먼트) ECU는 LG전자를 통해 납품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동차회사의 소프트웨어 장악과 자동차반도체 성격의 변화를 보여주는 극명한 발표가 최근 GM에서 나왔는데요.

마크 로이스(Mark Reuss) GM 사장은 지난 11월 18일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에서 “반도체 부족 해결을 위해 북미에서 새로운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개발한다”고 밝혔습니다. 퀄컴·STM·TSMC·르네사스·NXP·인피니언·온세미(ON Semi) 등 7개 반도체업체와 협력해 3개의 신형 MCU패밀리(three new families of microcontrollers)를 개발해 각 칩의 기능을 새로운 종류의 반도체에 집약하는 것입니다. GM은 이를 통해 특정 목적에만 사용되도록 하는 자동차반도체(MCU)의 숫자를 9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신형 MCU 개발을 위한 투자 대부분은 미국·캐나다에서 시행되며, 연간 1000만개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GM이 전기차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의 개발에만 올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장악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장악하는 계획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계획에 따라 반도체회사들을 불러모아 자동차반도체를 규격화·범용화하겠다는 것이죠. 특정용도에 꼭 필요했던 개별 반도체의 숫자가 기존에 100개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이 가운데 95개는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즉 특정 반도체 하나가 없어서 공장가동이 멈출 가능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GM은 최근까지도 반도체 부족 사태 때문에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죠. 아예 공급의 구조를 바꿈으로써 문제의 재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관련 투자를 북미에 집중한다는 것도 중요한데요. 공급망 안전과 자국 산업·고용의 보호를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반도체회사 르네사스는 연간 1600만대 ‘팀 도요타'와 일본 최대 부품회사 덴소 연합에 편입돼 자동차 소프트웨어·반도체의 통합 트렌드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르네사스

미래차에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는 한 세트... 한국 반도체 업계, 시장 흐름 잘 쫓아가 격변기에 점유율 높여야


이것은 GM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장악한 전기차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GM은 최근에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얼티파이(Ultifi)’를 공개했는데요. 차량의 모든 기능 모듈을 얼티파이라는 단일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집중시켜 빠른 업데이트(OTA)가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 GM은 앞으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한 수익을 대거 창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GM 신차들이 자유롭게 OTA를 할 수 있어야겠죠. 그 기반이 바로 얼티파이인 것입니다.

얼티파이는 일부 GM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내장된 OS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와 통합될 예정입니다. 얼티파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2023년에 GM 차량에 처음 장착돼 선보이게 될 예정인데요. GM의 3개의 신형 MCU 패밀리, 통합제어용 고성능 프로세서 등도 2023년 나오는 얼티파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한 세트로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번 더 정리하자면, 2023년 이후 나올 GM 차량은 얼티엄(Ultium)이라는 배터리 플랫폼(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개발)의 차세대, 얼티파이라는 소프트웨어플랫폼, 얼티파이를 통해 범용화된 MCU를 기반으로 한 심플한 반도체 사용구조가 한 세트로 적용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차량에 많이 들어가는 MCU는 탑재 숫자가 대폭 줄어들고, 탑재된 것 역시 기능이 단순·범용화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 대신에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에서 일반화될 통합 ECU 전용의 반도체(SoC)와 자동차용 기본 소프트웨어(OS)는 하나의 세트가 돼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IT 분야에서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사 OS에 맞춰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거나 혹은 특정 반도체 메이커와 제휴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똑같은 일이 앞으로 몇 년간 자동차업계에서 격렬하게 벌어질 것입니다. 테슬라처럼 반도체를 자체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그렇게 할 것이고, 자체 개발이 어려운 회사라면 남보다 더 경쟁력 있는 업체와 손잡으려 하겠죠. 반도체 회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만한 OS를 누가 만들고 있는지 잘 살펴보면서, 그쪽과 연합해 볼륨을 키워나갈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자동차 회사의 경우 GM의 얼티파이 뿐 아니라, 폴크스바겐이 개발 중인 ‘VW.OS’, 다임러가 개발 중인 ‘Mercedes-Benz Operating System(MB.OS)’도 아이디어는 비슷합니다. 도요타는 현재 외부로 발표된 게 별로 없는 듯 보이지만, 몇 년 전부터 소프트웨어개발환경인 ‘아린(Arene)’을 도요타 그룹 내 소프트웨어전문회사인 ‘우븐 플래닛’을 통해 이미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븐플래닛의 대표 제임스 커프너는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도요타 차량 개발 전체의 소프트웨어 기반을 설계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린’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는, 아린의 95%는 차량 개발·테스트용 툴킷이고, 단 5% 정도만을 떼어내 ‘아린 OS(Arene OS)’라는 이름의 차량용 OS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도요타가 차량 OS만 개발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등 개발 효율을 높이고,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노리는 큰 그림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요타는 아린을 통해 차량 개발기간을 기존 40개월에서 그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것인데요. 개발기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시장변화에도 빨리 대응할 수 있겠죠.

물론 도요타 차량에 앞으로 아린 OS 탑재가 늘어난다면, 차종에 관계없이 아린 OS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도요타는 자사 브랜드인 도요타·렉서스(고급차)·다이하쓰(경차)·히노(버스·트럭) 외에, 스바루·스즈키·마쓰다와도 자본제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간 판매량을 합치면 1600만대 정도가 됩니다. 연간 1600만대의 ‘팀 도요타’ 차량에 전부 아린 OS를 장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규모의 경제, 혹은 사실상의 표준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또 도요타는 반도체의 경우 거대 부품업체인 덴소와 협업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아린 OS로 구동되는 자사 SDV의 통합제어 반도체는 덴소를 통해 르네사스 것을 탑재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르네사스는 연 1600만대 ‘팀 도요타’와 덴소에 편입돼 도요타·덴소·르네사스로 이어지는 일본 자동차·반도체 연합을 이룰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르네사스의 최대 주주는 INCJ라는 일본의 민관(民官)펀드인데요. 덴소·도요타는 르네사스 지분 합계 약 12%로 이미 2대 주주입니다. INCJ는 2025년까지 현재의 르네사스 지분 32%를 전량 매각해야 하는데, 이때 도요타·덴소 혹은 도요타의 우호세력이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폴크스바겐·GM·도요타, 소프트웨어·반도체 장악에 총력... 2025년 이전에 성패 드러날 듯


따라서 2025년쯤이면, 도요타가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양쪽을 모두 장악하고 자동차 시장의 맹주 지위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도요타가 전기차에서 늦었다고 하지만, 도요타는 여전히 세계최대 판매와 이익을 유지하고 있고, 내년에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내놓기로 발표한 상태이죠. 20년간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하며 축적한 배터리·모터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전고체배터리 기술에서는 업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배터리 개발·생산에 16조원을 투입해 2030년 기준 연간 300만~400만대 수준의 전기차에 탑재할 양의 배터리를 자체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죠.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면, 자동차반도체 업계가 왜 격변에 휩싸여 있는지, 이 혼란 속에서 지위를 잃게 될 회사와 기회를 더 잡을 회사가 나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대로 가면 기존 자동차반도체 회사들의 먹을거리 상당 부분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자동차반도체 회사 가운데 통합제어용 ECU에 넣을 고성능 프로세서를 개발할 역량이 있는 NXP·르네사스 같은 곳은 자동차반도체의 주력이 될 프로세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다루기는 했지만,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것과 같은 초고속 연산능력을 가진 프로세서와 수준 차이가 있었는데요. 경쟁사 대비 전력소모는 줄이면서 성능은 높인 프로세서를 개발해 자동차회사의 선택을 받으려고 총력을 쏟는 중입니다.

지금은 자동차와 반도체·IT업계 모두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의 1차 도달 지점인 2025년쯤이 되면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제어용 고성능 프로세서로 살아남지 못한 자동차반도체 기업은 사라지거나 흡수통합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요. 경쟁력을 높인 자동차반도체기업이라고 해도, 유럽·일본·미국 등 지역별로 자동차회사와 반도체회사의 빅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반도체강국(메모리 중심이긴 하지만) 한국의 점유율이 1%에 불과했던 자동차반도체 분야에서 나머지 99%를 점유했던 유럽·일본·미국 자동차반도체 회사들의 주력시장(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이 대부분 사라지거나 가치가 낮은 쪽으로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이런 대격변기에 한국이 기회를 잡아야겠죠. 앞으로 대부분의 자동차에 탑재될 통합제어용 ECU 용 고성능 프로세서 시장을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용 SoC(시스템온칩)인 엑시노스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뽑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이미 내놓은 자동차용 SoC인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의 경쟁력을 강화해 하루빨리 대형 자동차회사 혹은 다른 신흥전기차 기업에 납품해 세력을 키워야 할 텐데요. 인포테인먼트용 칩을 일부 해외에 납품하는 것 이외에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가시화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삼성이 안 된다면 다른 반도체 기업이, 아니면 해외 업체를 인수해서라도 자동차 통합제어 반도체 분야에서 활로를 찾고 이미 가진 메모리, 스마트폰·가전 등의 시장 지배력과 시너지효과를 낼 방안을 찾아야 할 겁니다.

이미 기존 자동차반도체 회사 중 일부, 그리고 엔비디아, 퀄컴, 인텔·모빌아이 등이 자동차 통합ECU 분야의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구글이 최근 자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를 개발한 이유 중 하나도, SDV·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려고 할 때 반도체 내재화가 꼭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애플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적조차 없는 애플이 자동차에 진출했을 때 파괴력이 클 것이라 보는 것도 그들이 OS와 반도체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자동차회사, 소프트웨어·반도체 모두 장악하거나 반도체회사와 빨리 협업해야... 이도 저도 못하면 미래차 경쟁력 밀릴 수도

국내 유일의 글로벌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폴크스바겐·GM·도요타 등 유럽·미국·일본의 자동차 최강 업체 모두가 배터리 내재화, 자동차 OS 자립, 통합제어기반 구축과 고성능 프로세서 내재화라는 공통의 길을 가고 있지만, 현대차만 약간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동차 분야 투자의 선후 관계 즉,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과, 전망은 좋지만 뒤로 미뤄도 되는 것을 철저히 구분하지 않으면, 자동차산업 격변기에 자칫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도 있죠. 현대차의 경우 반도체 개발은 현대모비스, 소프트웨어 개발은 현대오토에버에서 추진 중인데요. 폴크스바겐·도요타·GM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 전담조직 인력만 각각 3000명에서 5000명, 그룹 전체로는 1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수백명 수준, 그것도 최근에 뽑은 주니어 인력이 많기 때문에 인력의 질 면에서도 아직 과제가 많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절대 인력이 많고 자동차 OS 내재화를 빠르게 추진한다고 해서,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력의 규모나 계획으로 볼 때, 폴크스바겐·GM·도요타, 그리고 자동차반도체 업계가 무엇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고 있는지는 자명해 보입니다.

2025년쯤 되면 SDV가 일반화되면서 자동차회사 간 수준 차이가 소프트웨어 품질에서 갈리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정의도 달라지겠죠. 차량 성능은 기본이고, 거기에다 소프트·하드웨어 연결의 매끄러움, 즉 심리스한 소비자체험이 가능한 차가 진짜 고급차로 받아들여지게 될지 모릅니다. 그때쯤이면 애플도 자동차시장에 참여하게 되겠죠. 구글 역시 마찬가지이고, 아마존이나 중국기업이 부상하게 될지도요. 자동차 분야 반도체회사의 성패도 드러나게 될 겁니다.

지금 무엇을 하느냐가 2025년 자동차 세상에서 우리의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겁니다. 소프트웨어와 고성능 프로세서가 자동차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가 더 높은 시장 지위를 차지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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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련 기사를 읽다가... 결국 사람은 보고싶은 것을 본다. 미래자동차 컨셉이라 완전자율주행 관련된 이야기,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이다. 하지만 내 눈에 보인 것은 ㅋㅋㅋㅋㅋ

 

또한 차량 루프에 설치된 77인치 비전루프 디스플레이는 멀티스크린을 통해 탑승자 개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줌으로써 주행의 즐거움을 극대화시킨다. 이와 함께 라운지 벤치 시트 하단에 살균, 탈취, 건조 기능을 통해 신발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공간과 음료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미니 냉장고도 마련했다.

세븐은 차량 내부에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소재를 사용했으며, 공기 순환 시스템과 UVC 살균 모드를 탑재했다. 실내 표면은 화학 첨가물이 없는 광물질 마감재를 사용했으며 시트에 살균 기능을 가진 섬유, 카페트에 항균 기능을 하는 대나무 소재를 적용하는 등 지속가능하고 위생적인 소재를 차량 내부 곳곳에 활용했다. 아울러 라운지 벤치 시트와 유니버셜 아일랜드 안에도 소독용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어 탑승자들이 소지품을 소독할 수 있다.

현대차는 세븐에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 효율을 높였다. 350kW급 초급속 충전시 20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1회 충전으로 최대 482㎞ 이상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탑재돼 있어 다양한 외부환경에서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서울바이오시스 사업포트폴리오는 거의 익숙하다. 재무제표에서 인상깊은점이 있어서 주담문의를 하였는데, 이것이 좋은 징조라고 판단하지만 결과까지 봐야할 것 같다.

한번 투자 잘못해서 회사가 휘청했었는데, 그 이후로 굉장히 보수적으로 투자를 한다. 근데 갑자기 당분기에 건설중인자산이 많아졌다. 이는 정해져있던 투자 이외에 새로운 투자가 들어간 것 아닐까? 라는 생각과 신규수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반도체와 크로스로 체크해보면 베트남쪽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사업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쪽은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길어서 매출채권의 양도 증가한 것과 관계가 있어보인다. 선급금도 크게 늘어난 것이 대규모 투자 관련이다.

플러스로 원재료도 많아졌는데, 위에 것을 종합해보았을때 향후 매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하지만 나는 해당 경험이 없어서 확신이 어렵다. 만약 이번사례에서 이를 확인한다면 다음에는 더 공격적일 수 있겠다.

ETC가 크게 늘었는데, 미니와 마이크로가 주도했다고 한다. 이제 실적으로 찍히는 것 같다...흠... 갑자기 사고 싶어지는걸? 이런식으로 찍히면서 주가가 눌리면 사야되긴 하는데, 크음. 비싸지도 않아서

그래! 추매해야겠다. 내가 너무 빨랐고 약간 비싸게 샀지만, 찍히면서 주가가 아래있는데... 시장의 흐름(코로나 소독, 미니 LED TV)은 한물갔지만 미니는 다시 올 흐름이라고 판단하였으니 매수한다.

 

 

이건 서울반도체 자료 20년 3분기 일시적인 TV수요가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서울반도체 TV향은 조금 줄었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바이오시스의 ETC(미니와 마이크로향)은 증가했다는 것은 TV 모듈량은 130 -> 100으로 감소하였으나, LED 칩의 갯수는 증가했다는 판단. 즉 미니와 마이크로가 비중이 높아진걸 간접적으로 확인

 정확한 분류 기준이 궁금.

 

이래나 저래나 4분기 실적은 그냥 저냥일듯.  SCM 이슈가 해결되면서 미니와 마이크로 매출이 올라오는 내년을 기대하는게 맞긴함. 실적이 찍혀서 주가가 올라가면 천천히 분할매도하고 매출이 찍히지 않고 단순히 특정 이슈로 주가가 올라가면 빠르게 매도하고 저점잡는 식으로 대응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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