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가 왜 이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나의 현금흐름으로 참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너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아서 그런것같다.

특히 인사이동관련하여서 주기적으로 오는 일종의 불안감은 굉장히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정기적으로 인사이동이 있기때문에 그때면 모두 시끌시끌하다. 그리고 그 인사는 점점 팍팍하게 변해가고 내가 계획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나는 기본적으로 회사사람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회사 일도 책임 안에 있는 일만 신경쓰고 싶다. 그 일에있어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긴하지만, 오지랖넓게 이것저것하기에는 멀티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신경써야하는 개인적이고 소중한 내 일들이 너무 많다. 지금은 그런것이 어느정도 가능한 상황인데, 그런게 어려워질 것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일찍부터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근데 정도의 차이이지 모두가 다 불안해한다.

무튼 나는 굉장히 불안해한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할때-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인생관과 다를때 오는 괴리감을 어떻게 해야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회사연봉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다행이도 실직의 위험은 없다. 그렇기에 나는 내 인생에 최대한으로 집중하고 싶다. 나에게 있어서 회사는 사이드메뉴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회사가 메인메뉴이다. 말을 하지 않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게되면 나의 생각도 바뀌게 될 것이다. 현실에 수긍하면서 그저그렇게 나이들어가고 그 모습은  지금 과장, 차장들과 크게 다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삶을 비하하고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방향은 확고하게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굉장히 속상할 것이다.

나는 종종 회사에서 너무 숨막힌다. 월급이라는 마약에 취해버려 그냥저냥 나이들어갈까봐 가끔은 두렵다. 작은 나만의 목표조차 잃어버리고 기계처럼 인생의 대부분을 소모하는 그런 삶은 내가 지양하는 삶이다.

그렇기에 나는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며, 더 갈망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열심히하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이다. 가끔씩은 이런 예민함에 죄책감이 들다가도, 원동력으로 쓰기도 한다.

나는 나를 위해서 살고 싶다. 나는 회사를 위해서 살고 싶지 않다. 물질적 성과는 없고 적당한 격려만 있는 그럴싸한 보상에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내 삶의 메인이 회사이고 싶지 않다. 에피타이져정도이고 싶다. 그저 신용을 바탕으로 좋은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도구정도이고 싶다. 

나는 더 견고하게, 더 평온하게, 더 열심히, 더 꾸준히, 더 처절하게 벗어나려고 노력해야한다. 이 늪같은 직장인의 삶이란, 노예의 삶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고 싶다. 그 숲이 작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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