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감가상각

 

감가상각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소모성 자산에 대한 비용처리를 사용기간으로 나누었다고 보면 된다. 

보통 주택에는 40년 감가상각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4억 원짜리 건물이 있다면 매년 가치가 1,000만 원씩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주택이 감가상각이 되는 것을 두고, 일부 하락론자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삼고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돈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M2는 연평균 6.5%씩 증가해 왔다. 40년 감가상각을 하는 주택의 경우 한 해에 2.5%씩밖에 감가상각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돈 가치 떨어지는 속도보다 건물 가치 떨어지는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둘째, 주택의 가치는 건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지에도 있다. 대지는 소모성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감가상각을 적용하지 않는다. 주택에서 감가상각이 적용되는 것은 대지가 아닌 건물에 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체 주택에서 대지 가치보다 건물 가치의 비중이 클수록 감가상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낡은 아파트가 좋을까, 새 아파트가 좋을까?

 

A라는 신축 주택의 건물가치가 4억 원이고 대지 가치가 1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이 주택은 10년이 흐르면 감가상각이 적요되어 건물의 가치는 1/4이 줄어들어 3억 원이 된다. 대신 대지 가치는 그대로 1억 원이기에 이 주택의 실질 가치는 4억 원이 된다. 돈 가치 하락분을 감안한 10년 뒤 가치는 8억 원 정도 될 것이다. 7% 정도의 통화증가량으로 계산을 하면 10년이면 통화량은 약 두 배가 된다.

B라는 5억원 짜리 주택은 건물 가치가 1억 원이고 대지 가치가 4억 원이라고 가정하자. 이 주택은 10년 뒤 가치는 감가상각이 적용된 건물 가치는 7,500만 원, 대지 가치는 4억 원으로 총 4억 7500만 원이다. 10년 뒤 통화가치 하락을 적용하면 9억 5천만 원 정도의 가치로 계산된다.

결국 건물 가치보다 대지가치가 높은 주택이 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라 하겠다. 대지의 가치는 무엇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까? 바로 입지이다.

물론 대지 가치도 높고 건물 가치도 높으면 좋겠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집을 사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지가 떨어지는 새 아파트와 입지가 좋은 곳의 낡은 아파트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살기에는 전자가 편하겠지만, 투자 가치만 놓고 보면 앞서 계산으로 증명한 대로 후자가 더 낫다. 새 아파트는 당장은 살기 좋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입지의 차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실제 분당에 사례에서는 신축아파트가 처음에는 시세가 높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지가 좋은 낡은 아파트의 시제가 높아졌다. 그 시간은 5년 정도였다. 새 아파트도 입주한 지 5년이면 그저 그런 아파트가 되어버리고, 입지라는 경쟁의 장에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동산을 고르는 기준이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같은 신도시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입지가 다르기 때문에, 입주가 되기 전에 어디가 좋다 나쁘다를 단정 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입주민의 수준을 확인하고 프리미엄을 더 주더라고 늦게 들어가는 것이 낫다.

일반적으로 분양가는 주변 시세에 비해 약간 낮게 책정된다. 미분양의 위험성을 피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본인이 원하는 지역에서 분양되는 일은 흔치 않으며, 그 시기를 기다리다가는 오히려 매수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분양을 받아서 분양권을 팔고 해당 가격과 동일한 입지가 좋은 낡은 아파트를 매매하여 내가 살거나, 전세를 주고 나는 새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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